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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사수'...文 '추미애· 윤석열 사과'로 불씨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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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사수'...文 '추미애· 윤석열 사과'로 불씨 살리기

입력
2020.12.08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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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죄송하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에서 나온 '첫 사과'였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건 이례적이다. "죄송하다"는 표현의 수위도 높다.

추미애ㆍ윤석열 사태의 장기화로 국정 동력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검찰 개혁 명분마저 상실하는 듯하자 문 대통령이 다소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남아 있는 가장 큰 숙제"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국회 처리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여당에 거듭 요구했다.


文 "혼란한 정국… 대통령으로서 죄송"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방역과 민생에 너나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가리킨다.

'유감스럽다' '안타깝다'고 하는 대신 문 대통령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참모진 사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적시해 추미애ㆍ윤석열 갈등의 '최종'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진통"… 검찰개혁 완수 의지 표명

문 대통령은 사과함으로써 검찰 개혁의 불씨를 살리겠다고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지만, 추미애·윤석열 사태로 그 의미와 진정성이 상당 부분 퇴색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 혁명'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마지막 숙제를 풀어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해 검찰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을 반드시 이뤄달라고 국회에 주문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드디어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공수처법 개정안 시한을 이달 9일로 못박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秋 강경 조치 2주만에...민심 달래질까

문 대통령의 사과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ㆍ징계처분을 발표한 지 13일이 지나고 나왔다. 그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일이 아니다'며 선을 그어왔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크고 작은 갈등이 1년 가까이 지속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문 대통령은 소란스러운 정국에 침묵으로 한 동안 거리를 뒀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에 태도를 바꿨다. 윤 총장의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주문하는가 하면, 장관 4명을 바꾸는 분위기 쇄신 개각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과는 하락세가 뚜렷한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많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이달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7.4%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맴도는 현상이 2주간 이어진 것이다.

※자세한 여론결과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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