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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4명 “코로나 백신 안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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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4명 “코로나 백신 안 맞겠다”

입력
2020.12.07 14:38
수정
2020.12.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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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는 ‘골수 불신론자’... 9월보다는 신뢰 커져

7월 말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연방 국립보건원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시제품을 간호사가 준비하고 있다. AP 뉴시스

7월 말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연방 국립보건원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시제품을 간호사가 준비하고 있다. 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나오더라도 맞지 않겠다는 미국인이 10명 중 4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미국 성인 1만2,648명(응답률 93%) 대상 패널 조사를 결과를 보면 ‘지금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있다면 맞겠느냐’는 질문에 “그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0%였다. 조사는 지난달 18~29일 이뤄졌다.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중 29%는 “확실히 맞겠다”고, 나머지 31%는 “아마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대답은 39%였다. “확실히 안 맞겠다”가 18%, “아마 안 맞을 것”이 21%였다. 전체 응답자의 18%는 다른 사람이 백신을 맞기 시작하고 정보가 더 생겨도 접종을 꺼릴 ‘골수 불신론자’인 셈이다.

9월과 비교하면 신뢰가 커졌다.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9%포인트 늘었고 맞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0%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5월에 비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12%포인트나 적다. 반년여 전만큼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은 것이다.

접종 의향률, 흑인이 최저… 고소득ㆍ고학력 “맞겠다”

이번 조사에서 인종별 백신 접종 의향률을 보면 흑인이 42%로 가장 낮았다. 아시아계가 83%로 최고였고, 히스패닉은 63%, 백인은 61%였다. 과거 미 정부가 흑인을 대상으로 비윤리적 의학 실험을 벌인 어두운 역사 탓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54%)보다 백신 접종에 우호적이었고 소득ㆍ학력이 높을수록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비율도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코로나19 취약군인 ‘65세 이상’이 75%로 최고였고 ‘30세 이상 49세 미만’이 53%로 최저였다. 퓨리서치센터 측은 “고령층은 지병과 약한 면역 체계 때문에 코로나19에 특히 위험하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은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소방공무원노조(UFA)가 조합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방국이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면 맞겠냐’는 질문에 55%가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앤디 앤스브로 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상당수가 자기는 젊고 강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지 않다고 믿는 데다 이미 앓았다가 넘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중 지원자에게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AP 뉴시스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중 지원자에게 주사를 접종하고 있다. AP 뉴시스


백신 신뢰도 상승세… 70%가 맞아야 ‘집단면역’ 기대

백신 신뢰도는 상승세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여론 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0~23일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 51%의 응답자가 “첫 세대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되면 가능한 한 빨리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수 개월 만에 처음 백신 접종 의향률이 50%를 넘겼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특히 흑인 응답자 55%를 포함해 전체 응답자 70%가 “보건 당국자들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말하면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사회 구성원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미 코로나19 최고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 소장은 3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국민 70% 또는 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긴급 사용 승인 여부는 각각 10일과 17일 열리는 식품의약국(FDA) 자문 기구의 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이르면 15일부터 제1차 접종분을 배포한다는 게 미 정부 방침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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