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감사위원회가 지난 8월 광주FC 특정감사 과정에서 선수단 운동기구 납품업체 S사로부터 제출받은 운동기구 견적서(왼쪽)와 S사가 지난 4월 납품 당시 발행한 정식 견적서(가운데 및 오른쪽). 두 견적서의 문서 양식이나 세부 내용이 확연히 다르다.
광주시감사위원회(감사위)가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에 대한 특정감사결과를 두고 '엮기 감사'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위가 선수단 운동기구 구매와 관련해 내용이 부실한 견적서를 근거로 담당 직원을 예산 부당 집행 관련자로 엮은 뒤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라고 광주시 관리·감독 부서에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면서다.
광주시감사위원회는 지난 4일 "광주FC가 선수단 운동기구를 구매하면서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내용의 특정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냈다. 광주FC 사무국이 복수 업체로부터 가격 비교 견적을 받아서 납품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 자체 구매업무규정을 어기고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운동기구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광주FC는 지난 4월 24일 비교 견적도 없이 헬스기구 전문업체인 S사로부터 런닝머신 등 18개 품목의 운동기구를 5,060만원에 구매했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광주FC 사무국이 해당 운동기구들을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구입했다고 봤다. 감사위는 그러면서 감사 기간 중인 지난 8월 20일 S사로부터 제출받은 동일 품목 운동기구들에 대한 견적서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 견적서 가격은 2,443만9,000원으로, 광주FC 사무국 구매 가격보다 2,616만1,000원이나 낮다. 감사위는 이에 따라 광주FC에 손해를 끼친 사무국 직원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요청하라고 광주시에 요구했다. 이에 시는 최근 해당 직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감사위가 S사에게서 받은 견적서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감사 결과가 감사위 입맛대로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장 S사는 "감사위가 내놓은 견적서는 정식 견적서가 아니다"고 발끈했다. S사 측은 "감사위에 견적서를 보냈던 직원은 영업부가 아닌 생산부 소속으로 당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시적으로 업무를 봤던 터여서, 감사위에 제출된 견적서 금액은 실제 가격과 다르다"며 "감사위가 받은 견적서는 대표 직인도 없어 정식 견적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S사 측은 또 "광주FC에 납품된 상당수 품목들은 사양을 높여 특별 주문 제작된 것이어서 인건비나 부품 가공비 등 추가 제작 비용 등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감사위가 제시한 견적서 세부 내용을 보면, 광주FC에 납품된 런닝머신 등 일부 품목의 모델명과 사양이 달랐고, 가격 비중이 높은 웨이트기구(5대·2000만원)는 아예 모델명도 적혀 있지 않았다. 특히 감사위가 주장하는 런닝머신 모델 견적서 단가(270만원)가 조달청 조달가격(440만원)보다 싼 것으로 나타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
광주FC 사무국은 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들을 설명하며 반박했지만 감사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FC 관계자는 "감사 당시 알아듣게 설명하고 관련 자료도 제시했지만 감사위는 무조건 자신들이 제시한 견적서가 실제 납품된 품목과 동일한 품목의 견적서라고 우겼다"며 "S사 관계자도 감사위 직원들을 만나 견적서 금액 차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답답함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감사위가 무리하게 엮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주FC와 S사 측이 제품 사양을 업그레이드했다고는 하지만 어떤 부품이나 소재가 어떻게 소요됐는지 등을 입증할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며 "S사 측이 광주FC를 속였을 수도 있다고 보여져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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