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관련 유물이 국가등록문화재로 공식 지정됐다. 시각장애인 문화유산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국가등록문화재 제800-1호로 등록된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은 1910~1950년대 제작된 한글점자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과 기구 8건 49점이다. 한글점자 사용법을 정리한 '한글점자'와 한글점자를 만들고 보급한 과정 등을 기록한 일지, 박두성 선생이 사용한 제판기(점자 원판 제작 기계)와 점자타자기, 점자인쇄기 등이다.
인천시는 2022년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열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전시관을 마련, 유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협회에서 소유·관리하고 있는 유물은 현재 인천 미추홀구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앞서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지난 7월 유물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을 문화재청에 했다. 문화재청은 8월 현지조사를 거쳐 지난달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의결을 했다.
문화재청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유 언어라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다"며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할 뿐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등록 사유를 밝혔다.
훈맹정음은 국립맹아학교의 전신인 제생원 맹아부 교사였던 박두성 선생이 일제의 감시 속에서 1920년부터 창안에 몰두, 1926년 11월 4일 반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이다. 박두성 선생은 한글점자 보급에도 힘썼다. 출판된 한글점자 책만 200종이 넘는다.
시 관계자는 "훈맹정음 상설전시관 마련으로, 박두성 선생의 정신과 훈맹정음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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