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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리두기 실패했나? 단계 격상 2주 뒤 '262명' 최대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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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리두기 실패했나? 단계 격상 2주 뒤 '262명' 최대 확진자

입력
2020.12.03 11:08
수정
2020.12.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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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생 이후 최대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중랑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중랑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62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소규모 감염이 도처에서 일어나면서 증가세가 꺽이지 않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바깥 활동이 본격화할 경우 방역은 더욱 힘들어지고, 각 대학별 논술ㆍ면접 시험 기간 전국 학생들의 서울로 몰리는 만큼 거리두기 단계 추가 격상 필요성이 제기된다.


가족ㆍ지인ㆍ직장 통한 소규모 전파 확산... 집단감염 보다 2배 많아

서울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일 하루 262명이 늘어 3일 0시 기준 누적 9,42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25일 212명이었다.

서울은 지난달 19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뒤 24일 2단계에 이어 지난 1일 ‘2단계+α’ 조치까지 취했다. 바이러스의 잠복기(최대 2주)를 들어 당국은 2주 뒤에는 감소세 전환를 기대했지만, 1.5단계 격상때로부터 2주가 되는 이날 최대 확진자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격상 실기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파트 학교 직장 등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감염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최근 ‘기타 확진자 접촉’ 감염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점이 우려스럽다. 이날 확진자 262명 중 집단 감염은 아니나 가족이나 지인을 통한 2~9명의 소규모 감염을 뜻하는 ‘확진자 접촉’으로 인해 감염된 환자는 146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고위험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는 ‘집단감염’(70명) 보다 2배를 웃돈 수치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이나 8월 사랑제일교회와 도심 집회 등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산은 거리두기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났다. 그러나 현 확산세는 기폭제라 할만한 대규모 집단감염도 없이, 확진자가 생기면 가족에 옮긴 뒤 직장ㆍ지인 등으로 전파되는 소규모 확산이라 느슨한 형태의 거리두기가 잘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송은철 서울시 질병관리과장도 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대부분의 감염이 가정과 친구 모임, 직장과 같은 가까운 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보다 과감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해서 2, 3주 전부터 환자수를 50명대로 줄여야 했다”며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수습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정부가) 자꾸 머뭇거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원 위치(거리두기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밤 10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연장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밤 10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연장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동대문 지혜병원 23명 무더기 감염... 중랑구 체육시설 집단감염은 PC방으로 전파

집단감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지혜병원에서는 환자 23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지혜병원을 퇴원한 환자 1명이 지난달 30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일에 환자 2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가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병원은 폐쇄병상 특성상 공기조절 시설을 통해 환기하고 있고, 4인실, 8인실 구조로 밀접도가 높았다. 더욱이 환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복도를 다니는 등 감염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병동 내부에서 환자들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고, 옥상 흡연실과 휴게실 공간을 공동으로 이용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랑구 소재 실내체육시설 집단감염은 인근 PC방으로 전파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랑구 실내체육시설 이용자 2명이 지난달 25일 최초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달 1일까지 24명, 2일 7명이 추가 확진됐다. 전날 추가 확진자는 실내체육시설 이용자가 방문했던 PC방 이용자 7명이다. 송 과장은 “역학조사에서 해당 PC방은 거리두기를 적용했지만 흡연실이 있어 전파가 가능한 환경이었다”며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도 미흡했고 입장 후 평균 4시간 이상 연속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 감염에 취약한 환경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남구 소재 콜센터Ⅱ 관련 7명(누적 17명), 고려대 밴드동아리 관련 6명(누적 11명), 동대문구 소재 고등학교 관련 4명(누적15명), 노원구 소재 의료기관 관련 3명(누적 19명), 강서구 댄스교습 관련 시설 3명(누적 181명), 강서구 소재 댄스교습 학원 관련 병원 3명(누적 34명), 구로구 소재 고등학교 관련 2명(누적 13명), 강서구 소재 병원(11월) 관련 2명(누적 33명) 등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44명으로 이날 전체 확진자의 16.8%를 차지했다.


확진 당일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 서울 중증환자 치료병상 8개만 남아

‘확진 당일’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다. 70대 중랑구민인 서울의 94번째 사망자는 며칠 전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으나 기저질환 증상과 유사해 곧바로 검사를 받지 않았고, 배우자도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야 함께 검사를 받았다. 배우자는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과장은 “배우자 증상 발현 후 함께 검사를 진행했고, 다음날 검사 결과가 확인됐다”며 “사망하신 분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로 확진 판정 후 응급실 이송 도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2일 기준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은 수도권 69.5%, 서울시 78.4%다.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59개 중 입원 가능 병상은 8개 남았다. 서울시는 이날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2개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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