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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내정에 징계위 구성 착수… 추미애, '윤석열 중징계' 밀어붙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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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내정에 징계위 구성 착수… 추미애, '윤석열 중징계' 밀어붙일 듯

입력
2020.12.02 19:30
수정
2020.12.02 2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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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무 차관 내정 이용구, 징계위원장은 안 맡아?
검사 2명 등 내부 징계위원 지명 두고 尹과 '수싸움'
尹 "징계위 기일 재지정 신청"... 4일 개최도 불투명
'반란표' 가능성에 징계위서 해임 의결 쉽진 않을 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청사 현관에는 추 장관을 응원하는 꽃다발들이 줄지어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청사 현관에는 추 장관을 응원하는 꽃다발들이 줄지어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정지 일주일 만인 1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4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윤 총장 징계를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를 보이고 있다. 추 장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낸 고기영 법무부 차관의 후임으로 이용구(56ㆍ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내정돼 3일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갑자기 공석이 됐던 당연직 징계위원 자리도 일단 채워졌다.

하지만 검찰의 집단반발이 워낙 거센 데다, ‘제3의 기구’인 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전원 외부 인사)마저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터라 추 장관으로선 위험 부담이 크다. 징계위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데다, 징계위 내에서 추 장관에 대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윤 총장 측은 당초 2일이었던 징계위 기일을 법무부가 4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이번 징계위 개최 자체가 추 장관의 ‘도박’일 수도 있는 이유다.

징계위 구성부터 쉽지 않아

추 장관은 2일 윤 총장 직무 복귀와 관련, 대외적으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평소처럼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한 뒤, 국회 본회의 참석 전까지 줄곧 장관 집무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4일 징계위를 열기 위한 실무 준비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징계위원회 구성 작업부터 녹록지 않다. 검사징계법상 징계위는 △법무부 장관(위원장) △법무부 차관(당연직)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하는 변호사ㆍ법학교수ㆍ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3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꾸려진다. 법무ㆍ검찰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3명인 셈이다. 다만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징계위원이 되지 못하고, 검찰총장 징계 청구는 법무부 장관만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 장관은 이번 징계위 심의에 아예 관여할 수 없다. 예비위원 3명 중 1명이 추가로 징계위원이 될 가능성은 있다.

일단 징계 의결이 ‘재적 위원 과반 출석, 출석 위원의 과반 찬성’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위원 4명만 참석하면 회의 개최 및 심의ㆍ의결은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총장 징계’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반쪽짜리 징계 의결’ 논란을 피하려면 ‘최소 6명 출석’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추 장관으로선 어떻게든 현직 검사 2명을 징계위원으로 지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편향된 징계’ 시비를 우려하는 청와대가 ‘징계위원장을 이용구 신임 차관이 맡아선 안 된다’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져, 누가 과연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도 불투명하다. 현 상황에선 외부 인사가 위원장을 맡는 게 합리적으로 비치지만, 누가 선뜻 나설지 장담하긴 힘들다.

특히 ‘검사 2명 지명’을 둘러싸고 추 장관 측과 윤 총장 측 사이에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간의 관행은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찰청 부장(검사장)이 지명됐는데, 윤 총장 측은 대표적인 ‘추미애 라인’이자 이번 감찰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해 이미 기피신청을 예고한 상태다. 또, 대검의 신성식 반부패ㆍ강력부장과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이종근 형사부장 등도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로 분류된다. 윤 총장은 기피신청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법무부에 ‘징계위원 명단 공개’를 청구했으나, 법무부는 이날 “사생활 비밀 침해 및 징계의 공정성, 원활한 위원회 활동 침해가 우려된다”면서 거부했다. 징계위 구성의 공정성 논란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징계위 일정에도 '돌발 변수' 생겨

징계위가 예정대로 4일 열릴지도 미지수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징계위 기일 변경을 요청하는 재지정 신청서를 3일 오전 법무부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징계법은 징계위 서류 송달과 기일 지정ㆍ변경 등에 대해 형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한다. 따라서 ‘기일 변경 땐 유예기간 5일을 둬야 하는데, 법무부는 징계위 이틀 전인 2일에야 관련 서류를 보냈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게 윤 총장 측 주장이다. 결국 8일 이후에 징계위를 개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징계위 기일을 2일에서 4일로 바꾼 건 윤 총장 측 신청 때문이었고, 기일 재지정 시엔 관련 규정이 없다”면서 강행 의사를 시사했다.

징계위 당일 상황도 예측하기 힘든 변수다. 전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ㆍ직무배제ㆍ수사의뢰 모두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채택했고, 법원은 “윤 총장 직무배제 명령의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추 장관의 애초 목표인 ‘해임 등 중징계’에 동의하는 게 검찰 내ㆍ외부 인사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상황이 된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제 외부위원들이 추 장관의 ‘거수기’ 역할만 하긴 쉽지 않다. 징계가 부결되거나 수위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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