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英, 세계 최초 전국민 백신 시대 열었다…"다음주 접종 시작"

알림

英, 세계 최초 전국민 백신 시대 열었다…"다음주 접종 시작"

입력
2020.12.02 17:05
수정
2020.12.02 22:52
8면
0 0

핸콕 보건장관 "병원들, 이미 백신 사용 준비 중"
화이자 "코로나19 전투에서 역사적 순간" 자평
美는 10일 FDA 회의... 백신 승인 속도 붙을 전망

2일 영국 정부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시제품. AFP 연합뉴스

2일 영국 정부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시제품. AFP 연합뉴스


영국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긴급 승인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당 백신의 상용화에 나선 것으로, 이르면 다음 주부터 노인과 간병인 등 상대적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접종에 착수할 보인다. 이에 따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단계가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사실상 시작됐다.

영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승인하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백신은 다음 주부터 영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접종 프로그램은 다음주 초부터 시작될 것이며 영국 병원들은 이미 백신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측도 즉각 성명을 발표해 "영국 당국의 백신 승인은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축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을 환영하며 “MHRA가 신중하게 평가하고 영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적시에 나서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추가 백신 사용 승인을 기대하면서 고품질의 백신을 전 세계에 안전하게 공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영국 정부는 상대적 취약 계층부터 백신 접종에 착수할 전망이다. 집단 감염에 취약한 고령의 요양원 입소자와 직원이 접종 1순위다. 80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ㆍ사회복지 종사자가 그 뒤를 잇는다. 영국은 이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4,000만회 접종 분량을 주문한 상태다. 해당 백신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해 2,000만명을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영국은 올해 연말까지 500만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영국의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가 되레 EU의 백신 긴급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영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승인할 수 있게 한 원인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EU가 크리스마스 기간에 품질과 안전성, 효과성 심사를 거치고 늦어도 29일까지 조건부 사용 승인 결론을 내릴 전망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영국의 행보가 유럽에 비해 3주일 정도 빠른 셈이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MHRA의 백신 긴급승인은 영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의미있는 순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는 우리가 유럽의 모든 국가보다 3주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고 자평했다.

영국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상용화의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다른 국가들도 승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는 10일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를 열어 해당 백신의 긴급 승인을 논의한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속한 백신 승인을 요구하는 만큼 이날 승인이 유력하다. 미국은 백신 승인 이후 24시간 내 미 전역에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다만 EU는 “절차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화이자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페터 리제 유럽의회 의원은 “EU 회원국들이 영국과 같은 방식으로 승인 과정을 반복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유럽의약청(EMA)의 철저한 검토가 성급한 긴급 판매 승인보다 낫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미국과 영국에는 지난달 20일 사용 승인을 요청한 반면 EU에는 열흘 늦은 지난달 30일 사용 승인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EU가 다른 지역에 비해 뒤쳐졌다는 내부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진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