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간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으로 방역당국이 '난방기'를 지목했다. 거리두기 2m를 뛰어넘는 '공기 전염’ 가능성을 방역당국이 인정한 것이어서, 겨울철 실내 난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의 한 콜센터에서 직원 4명이 지난달 30일 처음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이달 1일 직원 5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단 원인은 마스크 미착용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일부 직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해당 콜센터에서 작동하고 있던 공기조절장치(난방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난방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졌다는 직접적 근거가 확인된 건 아니지만, 근무 장소의 좌석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난방기에서 나오는 바람 방향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먼저 확진된 직원과 추가로 감염된 직원의 위치를 보면 바람의 방향이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앞서 대한의학회지에는 에어컨이 만들어낸 공기 흐름에 따라 실내에서 거리두기를 충분히 유지해도 바이러스가 번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지난 6월 전북 전주시 한 식당의 감염 사례에 대한 이 연구에 따르면, 식당 내 천장 에어컨에서 나온 바람이 선행 확진자에서 추가 감염자 쪽으로 불었던 점을 추가 감염 원인으로 꼽았다. 선행 확진자와 추가 감염자는 불과 5분간 같은 공간에 있었고, 거리는 6.5m나 떨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더 확인된다면 난방기가 가동되는 겨울철 실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기존의 2m보다 더 늘려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본 관계자는 “우선 주기적인 환기라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