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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구리맘'서 독초 키우는 작가로... '뽀미언니' 조여정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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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구리맘'서 독초 키우는 작가로... '뽀미언니' 조여정의 변신

입력
2020.12.02 17:13
수정
2020.12.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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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새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에서 범죄소설가 역을 맡은 배우 조여정. 왼쪽은 극에서 조여정에게서 살해위협을 느끼는 남편을 연기하는 배우 고준이다. 조여정 사회관계망서비스

KBS2 새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에서 범죄소설가 역을 맡은 배우 조여정. 왼쪽은 극에서 조여정에게서 살해위협을 느끼는 남편을 연기하는 배우 고준이다. 조여정 사회관계망서비스


"혹 제거할 사람 없니?" 스릴러 소설을 쓰는 작가는 오로지 사람 죽이는 방법만 고민한다. 작가의 화단엔 독초가 무성하다.

2일 첫 방송될 KBS2 새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에서 배우 조여정은 괴팍하고 차가운, 범죄소설가 강여주를 연기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기생충'에서 '짜빠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라면)'에 구운 채끝살을 올려 먹던 부잣집 사모님의 천진난만함은 없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남편에게 내뱉는 그의 독설엔 살기가 가득하다. 같은 조여정이 맞나 싶을 정도다.

"제 안에 차가운 면이 있거든요. 평소엔 잘 꺼내진 않지만, 그 이면을 꺼내 연기하니 반갑더라고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조여정은 이렇게 말하며 괴팍한 역을 맡아 "설렌다"고 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조여정이 ‘짜파구리’를 먹고 있는 모습. 영상 캡처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조여정이 ‘짜파구리’를 먹고 있는 모습. 영상 캡처


조여정은 고등학생이던 1997년, MBC '뽀뽀뽀'에서 '뽀미언니'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한동안 연기로 열매를 맺지 못하다, 영화 '방자전'(2010)과 '후궁: 제왕의 첩'(2012) 등에 출연하면서 관객들을 눈여겨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극 속 파격의 유효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때론 '노출'만 부각돼 연기는 빛을 보지 못했고, 배우는 결국 슬럼프를 겪었다.

조여정은 '변화'에서 새 길을 찾았다. '기생충'에서 조여정은 어리숙하면서도 남편 동익(이선균)에게 살림을 잘하는 아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절부절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화려함만 부각된 조여정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소설가이자 드라마평론가인 박진규는 "조여정은 그간 작품에서 광적인 강렬함만 부각됐다면, '기생충'에서 예상치 못한 생활 연기로 깊은 인상을 줬다"며 "이제 극을 혼자 이끌어나갈 수 있는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숙제"라고 평했다.

'바람피면 죽는다'를 연출하는 김형석 PD는 조여정의 장점으로 "도전 정신"을 꼽았다. 그런 조여정은 이 드라마에서 배우로서 새 '옷'을 찾고 있었다.

"작가님이 드라마 시놉시스에 작품 설명으로 웃긴 데 무서운 '튀긴 아이스크림' 이라고 써 놓으셨더라고요. 공존할 수 없는 양극의 상황을 표현하신 거 같은데, 사는 게 항상 비극이면서도 희극이잖아요. 이 작품도 무겁지만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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