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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북전단 금지법' 강행 처리에... 野 "북한 심기관리법이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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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북전단 금지법' 강행 처리에... 野 "북한 심기관리법이냐" 반발

입력
2020.12.02 17: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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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법안소위서도 여당 단독 처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킬 의무 있다"
야당 "초유의 굴종적 사태... 위헌심판 낼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은 해당 법안 표결 처리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은 해당 법안 표결 처리에 반대하며 집단 퇴장해 자리가 비어 있다. 오대근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2일 야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접경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처리가 시급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과 '김여정 하명법이자 칭송법, 존경법'이라고 반발한 야당의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외통위는 이날 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국민의당 위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모두 퇴장한 후 여당은 법안을 단독처리했다. 개정안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을 향한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 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규정을 담았다. 전날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여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대북전단 발송 차단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송영길 의원은 “표현의 자유는 얼마든지 보장된다. 탈북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욕해도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다”면서 “이것(전단 살포)을 제한하는 이유는 군사분계선 인근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고 아우성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법안 처리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도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국가 책임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석기(가운데) 의원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국민의당 의원들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석기(가운데) 의원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국민의당 의원들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보수 야당 의원들은 지난 6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이후 정부ㆍ여당이 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취지의 논리로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부장이 엄포를 놓지 않았다면 이 법을 만들었겠나”라며 “명백한 김여정 하명법이자 김여정 존경법, 김여정 칭송법”이라고 주장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북한 심기관리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가세했다.

여당의 법안 단독 처리 이후 야당 외통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여정 말 한마디에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까지 움직인 초유의 굴종적 사태”라며 “북한 정권유지를 위해 위헌적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위원들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날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정기국회 마지막인 9일 안에 처리될 전망이다. 정부는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통일부는 “이번 개정안은 112만 접경지역 주민을 포함한 ‘국민생명안전보호법’이자, 남북 간 합의를 반드시 준수ㆍ이행하는 전기를 마련한 ‘남북관계개선촉진법’이며 ‘한반도평화증진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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