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화상 통화 산타 인력 늘려
산타 역시 고령 탓 대면 이벤트 부담
‘아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가 못 올까 봐 걱정이 많네요. 아이의 동심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요즘 각종 인터넷 맘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다. '산타클로스 복장에 마스크까지 쓰고 아이에게 선물을 줘야 할지, 산타 할아버지가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 중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린 경우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한 마땅한 해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영미권에서는 각종 산타 이벤트 취소 소식과 함께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열심히 익히고 있는 산타들의 이야기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산타와의 채팅 수요 급증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올해는 산타클로스가 백화점 방문 대신 화상 통화로 등장하는 이상한 해가 될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업체 '미니스트리오브펀'의 화상 통화 애플리케이션(앱) '산타HQ' 교육 현장을 소개했다. 이 업체는 그림 그리기 등 32가지 일상 과제를 마친 뒤 산타와 라이브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이 앱을 제작하는 데 수개월을 보냈다.
산타 인력을 공급하는 채용 대행사인 '하이어산타'는 지난해 한 자릿수였던 화상 통화 전문 산타 인력 채용을 올해는 수백명으로 늘렸다. 산타와의 화상 통화 서비스 전문 '톡투산타'의 경우 산타의 비디오 채팅이 지난해 수만건에서 올해 수십만건으로 늘었다. 지난 3월 300명의 산타 전문 인력과 함께 문을 연 '징글링'은 최대 300명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고령의 산타 스스로 대면 만남 두려워 하기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겨울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매년 성대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했던 대형 유통업체들도 화상 산타 이벤트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160년 전통의 미국 메이시스백화점은 매년 진행하던 산타 이벤트를 올해는 전면 백지화했다. 대신 온라인 체험을 위한 '메이시스 산타랜드' 홈페이지를 열었다. 기존 메이시스백화점의 산타 이벤트에는 매년 25만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최대 쇼핑몰 소유주인 사이먼프로퍼티는 전통적 방식의 산타 이벤트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운영 시간을 줄이고 방역 전문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기존 방식의 이벤트를 고집하는 업체들도 아이들이 산타 무릎 위에 앉는 것은 금지되고, 산타와의 거리는 2m 이상 유지해야 한다.
막상 기존 이벤트 일자리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산타 역할을 하는 이들 스스로 움츠러들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미 USA투데이는 전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인 이들 스스로가 대중과의 만남을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다. 은퇴한 공립학교 교사 출신으로 27년간 산타 역할을 해 온 마이클 호우는 "페이스북을 통한 부모들의 요청으로 아이들을 위한 비디오를 수백개 만들었다"며 "아이들과 직접 만나고 싶지만 있는 나의 안전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우리는 결국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정상인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빨리 직접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맞아 산타 이벤트마저 큰 변화를 맞고 있지만 온라인 매체 기즈모도는 "직접 만나든 온라인을 통해서든 관계 없이 중요한 것은 함께 한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