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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사찰 문건, 대검 감찰부장이 법무부에 직접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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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사 사찰 문건, 대검 감찰부장이 법무부에 직접 넘겼다”

입력
2020.12.02 17:3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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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검사, 1일 '윤석열 감찰위'에 진술서 제출
"채널A 사건 조사 때 건네받아... 입수경위는 못들어"
尹?징계청구 이전 '대검 감찰부-법무부 사전교감'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및 징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감찰위원회에 참석하고 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및 징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감찰위원회에 참석하고 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 중 최대 쟁점인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을 법무부가 입수하게 된 경위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법무부의 윤 총장 감찰 과정에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해당 문건을 직접 넘겨줬다”는 증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사찰 문건 제보자’로는 주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전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이 지목됐는데, 한 부장이 ‘전달자’ 역할을 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판사 사찰 문건 부분과 관련, 윤 총장 징계 청구 이전에 이미 대검 감찰부와 법무부가 ‘사전 교감’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파견돼 윤 총장 감찰 사건을 맡은 이정화 검사는 판사 사찰 의혹의 조사 과정을 담은 진술서를 전날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제출했다. 진술서에서 이 검사는 “지난달 6일 한 부장을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의혹의 참고인으로 면담 조사했는데, 그때 한 부장이 ‘주요 특수ㆍ공안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건넸다”고 밝혔다. 판사 사찰 문건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공식적으로’ 접수되는 순간이었다.

한 부장은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리기도 하는 채널A 사건과 관련,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감찰을 둘러싸고 윤 총장 측과 종종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사 출신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10월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된 한 부장은 대검 내 대표적인 ‘반(反)윤석열’ 인사로도 꼽힌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부장 면담 조사 사안과는 무관한 내용의 문건을 갑자기 건네받은 이 검사는 깜짝 놀라 입수 경위를 물었으나 “밝힐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진술서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며칠 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자신에게 “문건 입수 경위에 대해선 ‘심재철 국장이 올해 2월 말쯤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 시절 문건을 전달받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대검 감찰부에 제보했다’는 식으로 보고서에 기록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이 검사의 주장이다. 공식 서류상 문건의 전달 경로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작성 부서)→대검 반부패ㆍ강력부(심재철)→대검 감찰부(한동수)→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정화)’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이 검사 진술이 사실일 경우, 한 부장 조사 당일인 11월 6일부터 법무부 감찰담당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사실상 판사 사찰 문건을 ‘공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추 장관이 지난달 24일 윤 총장 징계청구ㆍ직무배제 조치를 취한 뒤, 대검 감찰부는 미리 짜맞추기라도 한 듯, 이튿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때문에 ‘법무부-대검 감찰부 사전 교감설’이 제기됐으나, 대검 감찰부는 “법무부로부터 수사 참고자료를 이첩받아 독자적 판단하에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사전 공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국일보는 한 부장에게 판사 사찰 문건 및 제출 경위 등을 수차례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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