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최적화 차체ㆍ모터ㆍ고밀도 배터리셀 적용…18분 만에 80% 충전
세계 최초 400Vㆍ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 탑재…양방향 V2L 기술 적용
2025년 E-GMP 전기차 11종 포함, 총 23종 전기차 출시…글로벌 연 100만대 보급 목표
“E-GMP는 경쟁 업체들의 전기차 플랫폼보다 고효율, 고성능, 고출력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 폭스바겐, 다임러 등 어느 회사도 E-GMP 수준의 성능과 효율성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2일 가진 온라인 간담회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선보인 'E-GMP'에 대한 자신감은 상당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은 확실하다는 게 그의 판단인 듯 했다. E-GMP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됐다.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상용차부터 고성능, 고효율 모델까지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엔진,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고, 구조적인 한계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자동차 실내외 디자인도 가능하다.
E-GMP의 ‘전기동력계통(PE시스템)’은 모터의 최고 속도를 기존 대비 30~70% 개선시켰고 감속비도 33% 높였다. 또 인버터 파워모듈엔 기존의 실리콘(Si) 전력반도체 대비 성능이 뛰어난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효율은 2~3%, 주행거리는 5% 내외로 향상되면서 동일한 양의 배터리로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게 됐다. 덕분에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이상 주행도 무난하다.
E-GMP는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과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400Vㆍ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별도 장치 없이 400V 급속 충전 인프라에서도 800V 수준의 충전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 시 18분 내 80% 충전도 할 수 있고 1회 완충으로 500㎞ 이상 주행도 가능하다. 또 5분 충전만으로도 약 100㎞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충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고속도로 12곳, 도심 8곳에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E-GMP는 통합충전시스템(ICCU)과 차량충전관리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도 일반 전원(110Vㆍ220V)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는 V2L(차량 전기를 전략망으로 공급하는 기술) 기능을 갖췄다. V2L 기술은 일반주택의 공급 계약전력인 3㎾보다 많은 3.5㎾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E-GMP 도입으로 테슬라가 독주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과 함께 ‘3강’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처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E-GMP 적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 23종으로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00만대 판매 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E-GMP 적용 이후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그룹 자체적으로 리튬이온, 전고체 등 다양한 배터리 연구를 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생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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