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깡패 수사도 이렇게는 안 해… 사필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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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직 검사 "깡패 수사도 이렇게는 안 해… 사필귀정"

입력
2020.12.01 19:07
수정
2020.12.0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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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풍성 검사, 법무부 감찰 문제점 작심 비판
"시나리오대로 연기해 줄 배우가 필요한가"

심재철(왼쪽 사진) 법무부 검찰국장과 박은정 감찰담당관. 한국일보·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업무에 복귀한 1일 현직 평검사가 “행동대원급 깡패 수사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법무부 감찰의 문제점을 작심 비판했다.

임풍성(44ㆍ사법연수원 38기) 수원지검 강력범죄형사부 검사는 이날 오후 6시 무렵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사필귀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직폭력배(조폭) 관련 사건을 주로 수사해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임 검사는 “조폭 보스급뿐만 아니라 말단 행동대원급 깡패를 수사하면서도 속칭 ‘수사보고갈이’를 해 본 적 없다”고 썼다. 그는 ‘수사보고갈이’를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죄가 안 된다는 법리검토 보고서 내용을 삭제하거나 영장을 발부받는 데 걸림돌이 되는 수사보고를 바꾸는 등의 행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배 검사들로부터 ‘결대로 수사하라’ ‘결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탈이 난다’는 등의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 왔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그러면서 “말단 행동대원급 깡패 수사도 그렇게 안 하는데, 검찰 수장인 검찰총장에 대한 사안으로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중요한 사건을 하면서 저렴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대한 비위가 있어 총장직을 수행하도록 둘 수 없다면 증거도 탄탄히 하고 절차도 칼 같이 지켜 그 누구도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토를 달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도 했다.

윤 총장의 감찰 과정에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패싱’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이정화 검사가 자신의 보고서가 삭제된 과정을 폭로했는데도, 추 장관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임 검사는 “장관님은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배제 요청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장이 패싱되었다’는 MBC 보도 등을 근거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면서 “전자의 사안과 후자의 사안이 다른가요”라고 물었다. 이어 “장관님은 MBC 보도는 믿을 만하고 감찰 업무를 담당한 검사의 주장은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임 검사는 “업무 진행 과정에서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빠져’라고 원대복귀시킨다면 그 검사는 왜 뽑아다 쓰신 거냐”라면서 “검사가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시나리오대로 연기해 줄 배우가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는 “감찰위원회 발표와 (법원의 윤 총장 직무배제 처분) 집행정지 내용을 확인했다”며 “사필귀정입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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