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한 투자 담당관 등 대상 설문조사
당국에 대해서는 '소극적 애로 해결 의지' 지적 많아
전반적 기업환경 평가는 '우수' 71.4%
"한국은 대단한 나라이지만, 정부가 노동자에 편향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문제다.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도 동등하게 경청해야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한 무역·투자 담당관 및 주한 외국상공회의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기업환경 설문조사'에서 나온 답변이다. 전경련은 대(對)한국 외국인투자 상위 50개국(지난해 신고기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3년간 한국의 노무환경이 악화했다는 응답이 68.5%에 달했다고 30일 밝혔다.
노무환경 변화에 대한 응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우 악화'(21.1%)와 '악화'(47.4%)했다는 응답을 더하면, 변화가 없다(26.3%)거나, '호전'됐다(5.3%)는 응답의 합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세무환경에 대해서도 52.7%가 부정적으로 답변해 '변화없다'나 호전됐다는 의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최근 3년간 기업활동에 영향을 준 구체적 항목으로 △지난해 폐지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등을 꼽았다.
또 외국 기업의 애로해결 요청에 대응하는 한국 당국에 대한 만족도 조사 중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항목은 '소극적 애로 해결 의지'(42.9%)로 나타났다. 한 응답자는 "애로사항을 건의하면 한국 정책당국은 겉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실제로 개선되는 건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정책 일관성 결여'(17.9%), '잦은 담당자 교체'(17.9%), '중복 규제에 따른 복잡한 해결절차'(14.3%) 등이 외투기업 애로해소를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양호했다. 응답자의 71.4%가 한국의 기업환경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고, 76.2%는 해외 진출을 검토하는 자국 기업에게 한국을 추천한다고 답했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로는 '내수시장의 매력 및 성장 가능성'이 46%로 가장 많았고,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한국 대기업과의 협업 확대(22.2%) △고도화된 정보통신(IT) 및 산업인프라(15.9%) 등이 뒤를 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주한 외투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외투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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