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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사제’ 김대건 탄생 200년… 29일부터 1년간 ‘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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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사제’ 김대건 탄생 200년… 29일부터 1년간 ‘희년’

입력
2020.11.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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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길 도보 순례 등 다양한 기념 행사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내년은 한국의 첫 가톨릭 사제인 성(聖)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가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29일부터 약 1년간을 ‘희년(禧年ㆍ교회 역사상 중요한 사건의 50년 또는 100년 단위로 기념하는 전통)’으로 선언한 한국 천주교가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27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가톨릭 전례력(典禮曆)의 새해 첫날인 29일부터 내년 11월 27일까지 천주교가 선포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다. 주제 표어는 김대건 신부가 순교하기 전 관아에서 심문 당할 때 받은 질문인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로 정해졌다.

김대건 신부의 삶은 짧았다.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836년 나 베드로(모방) 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뽑힌다. 마카오로 유학을 떠난 그는 6년간 신학 공부를 하고, 1845년 8월 페레올 주교에게서 사제품을 받아 한국인 최초 신부가 됐다. 서울ㆍ용인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 선교사 입국로를 개척하러 황해도에 다녀오는 길에 체포됐고, 사제가 된 지 약 1년 만인 1846년 9월 새남터에서 효수됐다. 불과 25세였다.

그러나 탄생 200주년을 앞둔 지금도 천주교는 그를 기억하고 기린다. 29일 정오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개막 미사가 열린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공동 집전한다. 이날 미사는 가톨릭평화방송 TV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희년 기간인 내년에 열리는 주요 행사로는 △예수 성심 대축일 교구별 희년 사제 대회(6월 11일) △성인 탄생지 솔뫼 성지에서 이뤄지는 기념 미사(8월 21일) △수원교구 학술 대회(10월 28일) 등이 있고, 11월 27일 전국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폐막 미사가 봉헌된다.

김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도보 순례는 전국에서 진행된다. 서울대교구의 ‘김대건 신부 치명(致命) 순교길 도보 순례’와 대전교구의 ‘내포 도보 성지 순례’, 수원교구의 ‘청년 김대건 순례길 스탬프 투어’ 등이다.

2014년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 솔뫼 성지에 있는 김대건 신부 생가를 방문해 헌화한 뒤 기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 솔뫼 성지에 있는 김대건 신부 생가를 방문해 헌화한 뒤 기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은 2018년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로 선포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에 속한 길이다.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에 따르면 29일 희년 개막 미사와 함께 사제단과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첫 순례단이 순례길에 오른다. 순례길은 현 광화문우체국이 있는 우포도청 터에서 시작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 성지, 용산 당고개 순교 성지를 지나 새남터 순교 성지로 이어진다. 이 길은 1846년 김대건 신부가 처형장으로 압송되며 거쳐갔다.

전시도 있다.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28일 특별기획전인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을 개막한다. 김 신부가 남긴 보고서 형식의 서한을 통해 한국인 첫 사제이자 나라ㆍ교회의 미래를 본 근대 지식인, 조선 최초 유학생으로서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전시는 희년이 마무리되는 내년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내년 9월 10~12일에는 김 신부의 일대기가 담긴 거리극 ‘그 길을 따라서’가 공연한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이 홍보위원회, 서울가톨릭연극협회와 함께 준비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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