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두 가지 상반된 풍경이 또 다시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선 26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선별진료소 앞은 검체 검사를 기다리는 대기줄이 오전부터 길게 이어졌다. 반면, 음식점 등 점포가 밀집한 도심 상업지역은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한산했다. 1차 유행이 진행된 지난 3월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두 번째 대유행을 맞은 지난 8월 흔하게 보던 장면들이다.
며칠 전만 해도 점심시간이면 골목마다 음식점으로 향하는 직장인으로 붐비던 서울 명동도 이날은 몇몇 행인들만 이따금 거리를 지나칠 뿐이었다. 황량한 거리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든 건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내걸린 휴·폐업 안내문이었다. 화장품 대리점 앞엔 검정색 임시휴업 안내문이, 오래 전 폐업한 환전소 자리엔 쓸모 없는 집기만 나뒹굴었다.
이날 명동과 이어진 을지로지하상가 역시 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시감이 들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나, 그 속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당사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었다. 이 곳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손님이) 없어도 이렇게 없던 적은 처음"이라며 "한 집 건너 한 집이 아니라 (한 집 건너) 두세 집이 문을 닫았다"고 탄식했다. 인근 한 커피숍 점주는 "그래도 하루 매상이 20만원 정도는 됐는데 어제는 8,000원 벌었다"며,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매장내 음료 취식 금지 규정을 탓했다. 그는, "커피점도 일반음식점인데... 방역당국이 좀더 구체적이고 공정한 방역수칙을 적용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임용고시 학원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검사 대상자들이 몰린 서울 동작구청 선별진료소 앞은 아침부터 붐볐다. 구청 주차장을 따라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줄을 선 대기자가 100여명 수준을 종일 유지했을 정도다. 확진자가 나온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운동장에 줄지어 선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583명을 기록했다. 전일대비 201명이 늘었는데, 하루 500명을 넘어선 것은 516명이 발생한 지난 3월 6일 이후 8개월만이다. 이날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울릉도에서마저 1호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지 이틀만에 확진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자 방역대책에 더욱 고심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