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삼성바이오로직스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임상시험이 잇따라 실패 또는 중단됐던 지난해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공들여 축적하고 도입해 결실을 기다리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지난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세포주를 개발해 ‘에스 초이스(S-CHOice)’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세포주는 동일한 특성을 갖는 세포를 실험실에서 끊임없이 배양해내는 세포를 뜻한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이나 생산에 꼭 필요한 세포주를 직접 개발함으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 연구센터도 열었다. 다른 회사의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으로 시작했던 사업을 위탁개발과 위탁연구로 본격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0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에 첫 받을 내디딘 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위탁생산은 과거 계약제조기관(CMO)으로 불리는 일부 전문업체들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설비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토대로 위탁생산에 뛰어들면서 영역을 넓히고 단숨에 해외시장까지 개척했다. 10여년만에 총 36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설비를 갖추며 위탁생산 규모 세계 1위에 올랐다. 인천 송도에 건설을 시작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25만6,000리터)인 4공장이 완공되면 총 생산 규모는 세계 위탁생산 시장의 약 30%에 이르는 62만리터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과 위탁연구로 이어지는 사업 모델을 수립했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한 위탁개발 사업은 지금까지 58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세포주까지 확보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생산 기간은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은 더 높여 위탁을 의뢰하는 제약사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행보는 제약사가 의약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해결했던 ‘인 하우스’ 방식의 국내 바이오산업 패러다임을 위탁생산과 위탁개발 중심으로 바꿔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15건의 계약을 맺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덕분에 올해 지난해 매출의 2.5배 수준인 약 1조9,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공장 건설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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