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해수부·국적선사 '해상운송 지원사업'??
물류 애로 겪는 국내 중소기업에 '가뭄에 단비'
"미국에서 물건을 빨리 보내달라고 난리인데, 배는 없고... 정말 그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 중소기업인 휴온스내추럴 김형석 대리는 지난 10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른바 '확찐자(비만)'가 늘면서 회사가 만든 다이어트 젤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는데 정작 물건을 실어 나를 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른 기억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었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동량은 폭증했는데 당시 국내에선 컨테이너선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었다. 2016년 한진해운 파산 후 국내 선사들의 컨데이너선 보유량이 급감한 것도 한 원인이었다. 미국으로 가는 배는 보통 중국을 출발해 한국 부산항을 거치는데 중국에서 물량이 쏟아지면서 부산 입항부터 만선인 경우가 허다했다. 때마침 정부에서 해운업계와 손잡고 중소기업들을 위해 마련한 수출용 선박이 아니었다면 회사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뻔 했다. 김 대리는 "수출 중소기업은 납기가 밀리면 타격이 큰 데, 중소벤처기업부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휴온스내추럴은 정부에서 마련한 선적에 밀렸던 물량 14TEU(20피트 컨테이너가 1TEU), 4억원어치를 급히 미국으로 보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컨테이너선을 확보하지 못해 애태우던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 당국과 국적 선사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해양수산부는 지난 달 말 HMM, SM상선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기업에 선적 공간을 우선 제공키로 했다.
26일 중기부 등에 따르면 8월 이후 각 나라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물동량이 늘면서 전 세계의 미운항 선박율은 4% 이하로 떨어졌다. 수리·정기검사 선박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선박이 항로에 투입된 셈이다. 국내 미주지역 수출 물동량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9월 15.5%, 10월 21.6%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 항만 하역작업과 내륙 운송이 지연돼 반환되는 빈 컨테이너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와 해수부, 국적 선사가 공동으로 추진한 '수출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사업'이 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겐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국적 원양선사 HMM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4척의 임시선박을 미주항로에 투입해 우리 수출화물 총 1만5,944TEU를 추가 운송했다. HMM은 이어 국내 중소기업을 위해 지난 21일부터 내달 말까지 6주간 매주 350TEU 규모의 선적 공간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1~3회차 선적 물량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HMM에서 준비 중인 특별선박과 연계해 공동물류예산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준비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속하게 해상운송 지원체계를 정비해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둔 우리 수출 중소기업의 화물 운송 차질 및 수출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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