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코로나 이후 첫 한일 방문
中 CPTPP 참여, 日 경제회복 크게 기여 강조
"교착 상태 한일관계 터줄 중재자" 역할 부각
美 의식, "중국과 관심사에 초점 맞춰야" 압박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일본(24~25일)과 한국(25~27일)을 잇따라 찾는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첫 한일 연쇄 방문이다. 중국은 강점인 ‘경제’를 고리로 양국을 묶어두는데 주력할 심산이다. 일본어 전공인 왕 국무위원은 2004~2007년 주일대사를 지냈다.
중국은 일본을 향해 ‘기회’를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20일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CPTPP 11개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해 미국의 빈 자리를 메우는 선도국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15일 자신들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할 때만 해도 아시아 1ㆍ2위 경제대국 중일 양국이 모두 참여한 유일한 자유무역협정(FTA)이라며 일본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처지가 뒤바뀐 모습이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이 태도를 바꿔 중국의 CPTPP 가입을 요청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중국은 일본의 최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일본이 올 3분기 21.4% 급성장한 것도 일정부분 중국의 뒷받침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의 빠른 경제회복에 따른 낙수효과라는 것이다. 특히 왕 국무위원이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는 불안한 상황을 무릅쓰고 방문을 결정했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중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산업사슬로 협력을 누리고 있다”며 “중국이 CPTPP에 참여하면 일본은 더 많은 무역ㆍ투자ㆍ사업 기회를 통해 코로나19 충격에서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한일관계가 교착상태”라는 점을 거론했다. 그로 인해 올해 한국이 주최할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중일 3국 모두 자유무역을 강력히 지지하지만 한일 간 문제로 인해 한중일 3국 FTA의 진전이 더딘 점도 지적했다. 왕광타오(王廣濤) 푸단대 일본학센터 연구위원은 “왕 국무위원은 방일 이후 한국을 찾아 일본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한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다만 미국의 대중 봉쇄를 의식한 듯 압박성 경고도 잊지 않았다. 차이나데일리는 “왕 국무위원의 연쇄 방문은 코로나 이후 한중일 관계 정립을 위한 중요한 자리”라며 “한일 양국이 미국의 간섭을 무시하고 중국과 얼마나 밀접하게 공통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