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시나리오다"
이미 염두에 둔 듯 했다. 최근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킨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대한 그의 평가다. 시,공간에 제약없이 진출이 가능한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충분히 계산된 행보였다는 얘기였다.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전략을 바라본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진단이다.
한 대표는 24일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자상거래 업계에선 기업 간 협업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놓고 많은 실험과 스터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의 국내 진출은) 예상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이달 13일 아마존은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 중인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렸다. 제휴를 통해 아마존은 온라인 거래와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SK그룹도 관련 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마존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던 해외직구의 복잡한 방식을 거치지 않고도 11번가에서 쉽게 제품 구입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에 이어 2위 사업자로 자리한 네이버 입장에선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한 대표는 "(아마존 국내 진출은) 국적 상관 없이 어떤 기업이든 어느 나라에든 진입할 수 있다는 인터넷 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며 "올해 커머스 시장에서는 이베이와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 공습이 더 강하게 일어나고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는 자사 커머스 분야의 핵심 축인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투자를 더욱 늘려나갈 예정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는 중소상공인과 창작자들에게 투자하면, 이들이 다시 네이버페이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활용으로 사업을 키우면서 선순환이 만들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대표는 "중소상공인과 창작자 지원에 향후 2년 간1,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쇼핑과 콘텐츠 등 네이버가 진행하는 여러 사업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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