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감소효과 사라져 우려
"거리두기 효과 1~2주 걸려"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교회와 사우나 등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통상 검사량이 줄어드는 일요일(22일)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월요일(23일)에도 133명이 확진되며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2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마포구 홍대새교회 집단감염
서울시는 24일 “마포구 홍대새교회 관련 총 7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대문구 고교 확진자와 가족이 18일 확진된 후 그 가족이 다니는 마포구 홍대새교회의 교인 대상 검사에서 다른 시도 출신 1명이 19일 확진판정을 받은 게 무더기 감염의 발단이 됐다. 이후 22일까지 56명, 23일에 14명이 추가 확진돼 총 확진자는 71명으로 불어났다. 이중 서울시 확진자는 65명이다.
역학조사 결과 해당 교회는 입구가 3곳 이상으로 관리가 어렵고, 손소독제와 방역물품 비치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예배당을 비롯해 유초등부, 청년부 등 여러 개의 방이 있어 환기나 관리가 용이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성가대 연습, 예배 후 소모임으로 간식을 먹거나 식사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조사 중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초구 아파트 사우나서 22명 확진
서초구에서는 또 다른 아파트의 사우나(서초구 사우나2)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해당 사우나를 이용한 주민 1명이 지난 18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1일까지 4명, 23일 1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관련 확진자는 22명으로 증가했다.
역학조사 결과 해당 사우나는 아파트 커뮤니티 내 부대시설로 지하층에 위치하고 있었고 환기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확진자로부터 사우나 이용자와 그 가족에게 추가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다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초구 아파트 사우나 관련 확진자도 23일 6명 증가해 6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서초구에서만 사우나 관련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늘어났다.
감염경로 불명 28% 역학조사 부담
집단감염 여파로 서울시는 23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3명 발생해, 24일 0시 기준 누적 7,75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92명→109명→132명→156명으로 폭증했다가 주말인 21∼22일 121명→112명으로 줄었으나, 월요일인 23일 다시 130명대로 늘었다.
특히 진단검사 건수가 지난 20일(금요일) 7,649명에서 21일(토요일) 6,271명, 22일(일요일) 5,774명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일요일 검사 결과가 월요일에 나와 확진자수가 크게 줄어드는 ‘주말 감소’ 효과도 사라졌다. 각 자치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 진료소에선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해 토ㆍ일요일에도 정상 운영되지만, 검사를 받으러 오는 시민들은 평일보다 줄어 통상적으로 확진자수도 감소한다. 이런 영향으로 연일 세 자릿수를 기록했던 8월 재확산 당시에도 주말이나 주초에는 한두 차례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른 셈이다. 그만큼 확산세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하루 확진자 수를 전날 검사 건수로 나눈 확진율도 2.3%로 최근 보름간 평균 1.8%보다 크게 높아진데다 23일 검사 건수는 8,043명으로 더 늘어나, 확진자수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37명이나 나와 전체 확진자의 27.8%를 차지했다. 감염경로 불명 비율이 30% 안팎의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역학조사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확진자의 동선 파악이 늦어져 방역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밀접,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많은 확진자가 생기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거리두기 효과는 1~2주 전후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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