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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주는 이름 치매...바꿔 부릅시다" 靑 국민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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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주는 이름 치매...바꿔 부릅시다" 靑 국민청원 등장

입력
2020.11.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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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의사라고 밝힌 청원인?
"차별적 병명, 환자와 가족에게 낙인 찍는 것"
"간질·정신분열·나병 등 명칭 변경으로 인식 변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리석을 치(痴), 어리석을 매(?)가 이름인 치매. 늦었지만 이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치매 용어를 바꿔 부르자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일 정도로 치매 발병률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치매가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는 단어라 환자와 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만큼 거부감이 덜한 병명으로 바꾸자는 게 청원인의 제안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치매란 반인권적인 이름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치매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라고 밝혔다. 그는 "치매란 용어 탓에 편견과 차별을 겪는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며 "반인권적인 이름을 바로잡는다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적용 대상자인 65세 이상 노인 746만명 중 72만명이 치매로 진료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인구 100명당 9.7명이다. 지난해 전체 치매 환자는 80만명으로 집계됐다. 연 평균 16%씩 증가해 2009년보다 4배가량 늘었다. 치매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청원인은 "병명은 질병의 본질을 잘 드러내야 하고 편견과 차별을 불러오지 않아야 한다"며 "차별적 병명은 그 질병을 앓는 환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일본, 2000년대 들어 치매 명칭 사용 안 해"

치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 게티이미지뱅크

청원인은 2000년대 들어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명칭을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네 나라에서 과거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치매란 명칭을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치매를 실지증, 인지증, 뇌퇴화증 등으로 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과거 부정적 의미가 강했던 병명을 바꿔 부르기 시작하면서 해당 질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과거 지랄병으로 불렸던 간질은 뇌전증으로, 정신분열증은 조현병, 나병은 한센병으로 바뀌었다"며 "이로 인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정부가 치매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를 시작하는 내년이 치매 질병 변경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제4차 치매관리 종합 계획을 시행하는데 치매 용어 변경을 위한 인식 개선 계획도 담겨 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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