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마트·편의점 몸값 낮춘 日 맥주 진열
업계 "맥주는 대체품 많아 불매 이어질 것"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대형마트 및 편의점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가 '4캔 1만 원' 균일가 행사로 슬그머니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노 재팬(NO JAPAN) 여파로 관련 행사에서 제외되자 일부 일본 주류업체에서 아예 공급 가격을 낮춘 탓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계열사인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유통하는 아사히 맥주를 '4캔 1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일본 맥주의 판촉 행사를 중단했으나, 최근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90개 맥주 제품을 대상으로 할인 판매를 재개했다.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에서도 아사히 맥주를 캔당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4캔 1만 원 행사 대상은 아니지만 사실상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셈이다.
유통업체의 잇따른 아사히 맥주 가격 인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공급가 인하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1% 줄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서는 등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타격이 큰 롯데아사히주류는 재고 소진 등을 위해 유통업체에 꾸준히 공급가 인하를 제안해왔다.
시장 재탈환을 위한 일본 맥주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한 누리꾼은 "이전에는 아사히 맥주를 제일 좋아했지만 7월 이후로는 한 모금도 마신 적 없다"며 향후 일본 맥주 불매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경남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도 "일본 맥주 행사 여부는 업주의 재량에 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 편의점들도 (일본 맥주를) 다시 들여놓을 생각은 없다고들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 맥주는 불매 운동으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10년 만에 감소한 지난해 주류 수입량(46만6,000㎘) 역시 일본 맥주가 외면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는 대체품이 다양하고, 불매운동도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터라 시장에서의 재기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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