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적은 비수도권 고교는 25일까지 등교수업
주말 동안 학생 확진 74명 늘어…수능 위기 고조
내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인 3차 유행에 접어들면서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확산세가 이어져 확진·자가격리 수험생이 폭증할 경우, 수능 당일 혼란이 예상된다.
23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지역 고등학교 3학년은 대부분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황”이라며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지난 19일 각 학교에 고3 원격수업 전환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지역 고교 67%만 고3 원격수업을 실시한 상황에서 시교육청은 “(수험생의) 리듬을 위해서 학교에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학교 판단을 존중하지만, 더 우선하는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강연흥 교육정책국장)이라며 고3 원격수업 전환을 강력 권고한 바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후 원격수업 전환율을 조사하진 못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2단계까지 상향된 만큼 사립학교도 교육청 공문을 무시하고 등교수업을 강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자율 선택”(경기도교육청 관계자), “26일부터 고교 전체 원격수업 전환”(인천시교육청 관계자) 방침을 안내한 수도권 다른 지역 고교 역시 대부분 고3학생들은 원격수업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인천 한 고교 A교사는 “인근 영재고, 일반고에서 교원·학생 확진자가 속출해 학교 전체가 셧다운됐다”라며 “교육청 별도 지침이 없지만 이미 대부분 고교가 지난주부터 고3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채 고1·고2를 등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 확진자가 적은 비수도권 지역 고교들은 교육부 원격수업 권고일(26일) 전까지 등교수업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대구 수성구 고교 B교장은 “25일까지 고3 등교수업을 실시한다”면서 “이 지역 수험생 확진이 손가락에 꼽히는 데다, 고1, 2학년 면학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수능 이후에는 고3 원격수업이 장기화될 텐데 지금이라도 등교를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수험생 대부분 "2단계보다 ‘공부 페이스’가 중요"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방역보다 ‘마무리 공부전략’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이를 감안한 추가 방역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관악구 한 교습소 원장은 “이번 주 수능 마무리 특강을 듣는 수험생이 지난주 대비 70~80%으로 대부분 수험생들은 방역보다 자기 입시 준비 상황을 더 신경쓴다”면서 “소규모 학원은 띄어앉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만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입시 컨설팅’을 받으러 감염자가 폭증하는 서울을 찾는 비수도권 수험생이 여전히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교장은 “최근 1, 2주 사이 고3만 수십 명이 ‘이상증상’을 기입하며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면서 “예년에도 수능 직전 주말을 이용해 서울로 ‘대입 컨설팅’ 받으러가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몇몇은 이런 경우로 의심되지만 대놓고 물어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전국 10개 시·도 164개 학교가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8일(7,018개교) 이후 66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20~22일 주말 사이 초중고생 확진자는 74명(서울 18명·경기 31명·강원 8명), 교직원 확진자는 18명(서울 11명·경기 2명·인천2명·충남 1명)이 더 늘었다. 이로써 22일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1,028명으로 등교수업 개시(5월 20일) 6개월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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