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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바이든 당선 축하 이르다"... 美 공세 강화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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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바이든 당선 축하 이르다"... 美 공세 강화 의식했나

입력
2020.11.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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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합법적 결과 확인해야 국민이 신뢰"
對러 적대정책 우려한다는 지적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노보오갸료보=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노보오갸료보=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아직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소송 등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바이든 행정부 집권 시 인권탄압 등을 고리로 러시아에 대한 공세가 강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로시야1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후보자인 조 바이든 모두를 존중한다”며 “우리는 미국인으로부터 신임을 받은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상대방이 승리를 인정했거나 합법적인 결과를 확인한 후에야 미국민이 (선거 결과를) 신뢰한다”며 “미 지도자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으나 공식적인 일은 기존 관행과 더불어 법적 측면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차기 행정부와 소통하기엔 이르다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또 현재 양국 관계가 이미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바이든 당선인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미러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망가졌고 더 이상 훼손될 게 없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관계를 더 이상 망치거나 비정상적으로 만들 생각은 없고, 오로지 공식 절차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형식’”이라고 말했다. 그가 바이든 당선인 인정을 미루는 이유를 직접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이 (미국) 선거 이후 가장 자세한 내용을 밝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푸틴의 버티기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러시아에 대한 압박 정책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본다. 가령 미국이 각종 수단을 동원해 추가 제재를 단행하거나 인권 등 러시아 국내문제에 간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선거전 막판인 지난달 말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장 큰 위협 되는 국가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또 ABC방송 타운홀 행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등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권위주의 지도자들과의 친분을 강조해온 트럼프의 외교 접근법에 강한 반대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2일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하더라도) 러시아 방향에서 어떤 혁명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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