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 개표 결과 인증 막기 위한 소송?
기각 소식에 바로 항소한 트럼프 캠프
공화당 인사들도 "국가적 망신" 고개 돌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송전도 끝까지 이어갈 태세다. 펜실베이니아주(州)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소송이 기각되자 곧장 항소에 들어갔다. 무려 30번째 소송 기각·철회에도 물러날 줄 모르는 트럼프를 향해 그를 지지했던 공화당 인사마저 "국가적 망신"이라며 승복을 요구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연방지법이 기각한 개표 인증 저지 사건에 대해 이날 제3연방고등법원에 항소했다. 대통령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가 예측된 지역이다. 이번 사건에는 제3고법 판사 14명 중 3명이 무작위 배정될 예정이다. 전체 판사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을 포함해 총 8명이 공화당 소속 대통령의 선택으로 임명된 이들이다. 트럼프 캠프는 이 같은 공화당 우위 구조에서 트럼프에 유리한 판결이 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대 심리로 트럼프 캠프 법률고문인 루디 줄리아니는 이번 항소심 결과에 따라 연방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입장도 밝힌 상태다. 대법원 역시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인 보수 절대 우위 구조다.
계속되는 소송 패배에도 트럼프 캠프는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이 모든 것은 절대 끝나지 않는 마녀사냥의 연속"이라면서 소송을 기각한 연방 판사를 비난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외에 미시간주에서도 개표 인증 연기를 요구하는 중이다.
불복 행보가 길어지자 우군인 공화당 인사들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대통령 법률팀의 행동은 국가적으로 망신"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트럼프 측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아무런 구체적 증거를 대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도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서 선거 공정성 보장을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옹호하면서도 "이제 정권 이양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반(反) 트럼프 의사를 보인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나와 "선거와 관련해 가장 존경받는 나라인 우리가 바나나 공화국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캠프의 불복 행보를 비난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부패 등으로 정국 불안을 겪는 국가를 비꼬는 표현이다. 그는 또 "더 많은 (공화당) 당내 인사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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