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국장, 면접 요원에 1,000여만원 지급
특활비 집행 대상에 '인사' 관련 항목은 없어
추-윤 갈등 탓 수사 필요한 특활비 축소 우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쌈짓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검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법무부 특활비 논란이 새로 불거졌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차장·부장검사들에게 지급한 특활비는 적법하다는 게 법무부 해명이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 투명한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신임 검사 선발과 관련해 2021년 신임 검사 역량 평가 면접 등 업무를 나흘간 진행했다. 일선 검찰청에서 파견된 차장검사·부장검사 약 20여명이 평가 위원으로 위촉됐다.
논란이 된 건 평가 후 심 국장이 파견 검사들에게 50만원씩 1,000여만원을 특활비에서 배정·집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부에선 특활비를 인사 업무인 면접 평가 위원들에게 지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나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규정한 기획재정부의 예산 관련 지침 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2017년 이른바 ‘돈 봉투 만찬’에서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았던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소속 부장검사 등과 자리를 갖고 특활비를 지급해 논란이 됐던 사건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법무부는 “격려금이 아니다”라며 “예산 용도에 맞게 배정·집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무부 측은 “(파견 검사들이) 일선 검찰청 복귀 후 수사업무 지원 및 보안이 요구되는 신임검사 선발 업무 수행 지원을 위해, 그 용도를 명백히 적시하여 집행절차 지침에 따라 영수증을 받고 적법하게 예산을 배정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법무부는 인사 업무가 특활비 집행 대상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검찰 특활비는 마약이나 부정부패 수사, 민생침해사범 수사 및 국가안보 수사 등을 위해 편성하도록 돼 있다”면서 “인사 관련해 책정된 예산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하면 심 국장의 이번 특활비 집행은 용도 외 집행이란 얘기다. 다만, 한 지방검찰청 간부는 “특정 수사 외에도 검찰 업무를 수행했을 때 특활비가 지급되는 것은 일종의 ‘관행’ 같은 것이었다”며 “대검이나 법무부 검찰국 모두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특활비 논란은 ‘돈 봉투 만찬’과 결이 다르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심 국장의 특활비 지급이 용도 외 사용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특수본 검사들에게 지급된 특활비는 ‘수사지원’이라는 용도에 적합한 것이라는데 평가가 일치한다. 다만, 이 지검장이 검찰국 소속 검사들에게 지급한 특활비가 논란이 됐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 국면에서 해묵은 특활비 논란이 재연되면서 투명한 운영 등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영수증 첨부 등 사용 근거를 남기지 않아도 되는 것 때문에 특활비 논란이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불필요한 논란으로 정작 기밀 유지를 위해 필요한 특활비가 줄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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