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홍콩과 트래블버블 시행 직전 연기?
관광객 허용한 태국도 신규사례에 '전전긍긍'?
캄보디아는 격리 강화, 베트남도 상황만 주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가시화하면서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난 극복을 꾀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회생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싱가포르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계획을 연기했으며, 이미 소규모 외국인관광객을 받고 있는 태국도 입국 기준 강화를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는 확산 정도에 따라 관광 정책 강행과 연기 사태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싱가포르 CNA방송 등에 따르면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전날 “싱가포르 정부와 논의 끝에 ‘트래블 버블(상호 합의된 입국 자유국가)’ 관련 무격리 입국 조치를 2주 동안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20, 21일 69명의 새 감염자가 나오면서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평균 5명을 넘으면 트래블 버블 적용을 중단한다’는 조항을 시행 직전 발동한 것이다. 당초 싱가포르 정부는 홍콩과의 트래블 버블이 성과를 내면 한국, 일본 등 주요 관광 유치 국가들에도 무격리 입국을 적용할 방침이었다.
앞서 중국과 유럽 관광객 300여명을 입국시킨 태국도 곤혹스러운 처지다. 지난달 말 프랑스에서 입국한 관광객이 2주 격리 기간 후 뒤늦게 양성 판정이 나온데다, 유럽 등에서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일단 트래블 버블 대상이었던 일부 저위험 국가를 중위험 국가로 분류하는 등 관련 조치를 보류하고 있으나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태국은 경제의 근간이던 관광산업이 코로나19로 사실상 철퇴를 맞으면서 예상 실업자만 2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다시 문을 걸어 잠그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하며 해외관광객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받아들였던 캄보디아도 격리 정책을 강화했다. 3일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이 자국을 방문한 뒤 지역감염 사례가 이어지자 부랴부랴 방역 수위를 높인 것이다. 캄보디아 보건당국은 13일 “외교관이나 정부 보증 기업인을 제외한 외국인은 입국 시 2주 시설 격리를 받아야 하며 기존처럼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80일째 지역감염이 없다고 발표한 베트남 역시 한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심각해지자 양국 정기운항 계획 실행을 계속 미루고 있다. 미얀마와 필리핀 등 나머지 동남아 국가들은 자체 방역 작업을 감당하기도 버거워 관광 활성화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태국 아시아 포커스의 나리랏 위리야퐁 편집자는 “내년 중순까지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될 가능성이 낮아 동남아 여행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나라들이 감염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강조해도 그것만으로 여행객을 끌어들이기엔 변수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