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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질 출혈…자궁내막암 초기 증상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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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질 출혈…자궁내막암 초기 증상 놓치지 말아야

입력
2020.11.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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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부인암인 자궁내막암이 비만 등의 영향으로 20~30대 가임기 여성에게도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선진국형 부인암인 자궁내막암이 비만 등의 영향으로 20~30대 가임기 여성에게도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선진국형 부인 종양인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7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1999년 10만명당 726명에서 매년 5%씩 늘어나 2017년 2,986명으로 여성 암 10위를 기록했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은 50세 이후에 발생하며, 폐경 전에 발생하는 경우는 20% 정도다. 그런데 최근 20~30대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빈도가 늘었다.

나영정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궁내막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그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늦은 결혼 및 저출산 등이 꼽히고 있다”고 했다. 나 교수는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비교적 좋은 만큼,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호르몬 비정상 노출이 주원인…비만ㆍ가족력도 위험 요인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으로 임신 시 수정란이 착상하는 얇은 막이다. 자궁내막은 호르몬 영향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두꺼워졌다가 얇아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두꺼워진 내막조직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리가 생긴다. 이 자궁내막에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발생하는 질환이 자궁내막암이다.

자궁내막암 환자의 90% 정도는 폐경 전 월경 과다나 폐경 전후에 비정상적인 질 출혈 등의 부정 출혈을 겪는다. 또한 드물지만 자궁내막암이 자궁 밖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되면 골반 압통이나 하복통, 혈뇨, 빈뇨, 변비, 직장 출혈, 요통 등이 생길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에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이 비정상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에스트로겐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면 자궁내막세포 증식이 촉진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세포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빠른 초경, 늦은 폐경, 타목시펜 복용, 불임 또는 무배란,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에스트로겐과 관련 없는 위험 인자는 자궁내막암 가족력, 50세 이상, 고혈압, 당뇨병, 비만, 갑상선 질환, 린치 II 증후군 등이 있다. 이원무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70%가량은 비만과 관련 있으며,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할수록 사망률은 증가한다”고 했다.

◇30대 이하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 추세

자궁내막암은 주로 폐경기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에 노출된 기간이 길고,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호르몬 보충 요법을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동안 자궁내막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만3,057명에서 2만2,034명으로 68%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20대는 167명에서 532명으로 318%가량 증가했으며, 30대 환자도 948명에서 2,018명으로 213%가량 늘었다. 즉 젊은 여성 환자의 증가 폭이 전체 증가 폭의 3~4배에 달하고 있다.

나영정 교수는 “지금까지 자궁내막암은 주로 50대 이상, 폐경 여성에게 자주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며 “비만ㆍ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환자의 증가가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했다.

◇수술 통한 절제가 일반적

자궁내막에 이상이 관찰되면 자궁내막소파술 또는 자궁경하 조직 검사로 내막암 유무를 판별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부에 암이 생기는 특성 상 자궁과 양측 난소ㆍ난관을 절제하는 수술적 방법(자궁절제술)이 권고된다.

과거에는 개복 수술로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절개부위를 최소화해 미용적 측면은 물론 환자 회복 및 수술 후 합병증 관리에 유리한 최소침습법이 주로 시행된다. 최소침습법으로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 등이 있다. 이후 위험 인자에 따라 방사선 치료 또는 병기 정도에 따라 항암 치료가 시행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서 자궁절제술이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자궁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자궁내막암이 1기를 넘기거나 환자가 임신ㆍ출산에서 자유로운 50세 이후일 때 시행된다. 만약 초기에 자궁내막암이 발견된 40대 미만 여성이라면 자궁절제술 대신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요법을 시행한다. 먼저 내시경을 통해 암이 생긴 내막을 긁어낸 뒤 고단위 프로게스테론을 투여, 암 발생을 억제한다. 이후 1년 간 조직검사상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으면 임신 시도가 가능하다.

나영정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초기 발견 시에는 수술적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며 “다만 자궁경부암과 달리 자궁내막암은 현재까지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연 1회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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