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우상호 "97세대에 무조건 양보? 그건 허구적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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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우상호 "97세대에 무조건 양보? 그건 허구적 담론"

입력
2020.11.24 04:30
수정
2020.11.2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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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1962년생, 81학번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6세대 간판 정치인이다.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0년대 학생 운동을 주도했고, 정치를 시작한 뒤로 줄곧 진보 진영의 주류였다. 우 의원은 2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97세대 정치인의 등장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도전 정신을 높이 산다"고 환영했다. 다만 86세대의 조건 없는 퇴진을 요구하는 세대 교체론에는 “86세대를 공격하려는 허구적 담론”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우 의원은 “86세대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진보ㆍ개혁 가치를 국민 실생활에 구현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했다.

-97세대 정치인들이 부상하고 있다.

“대찬성이다. 선배 세대에 기 죽어 눌려있으면 안 된다. 처음에는 서툴러 보여도 계속 도전하고, 주장하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지지층이 형성되고 같이 하려는 동료가 만들어진다.”

-1970년대생이 나서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그분들도 벌써 50세다. 오히려 늦었다.”

-70년대생 정치인이 그간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다.

“꼭 그렇지는 않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초선이었던 20대 국회에서 '유치원 3법'으로 사립유치원 제도를 바꾸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민주당 1등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도전하는 가운데 꽃이 핀다고 생각한다.”

-97세대의 전면 등장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들이 어떤 담론을 대표하는지, 무슨 주장을 하는지를 봐야 한다. 86세대 정치인은 3김 시대 제왕적 총재가 다스리던 정당을 토론ㆍ회의ㆍ의결을 통해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민주적 정당으로 발전시켰다. 당에 진보 담론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섰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의 진보 정책을 당의 정강정책으로 만들었다. 과거에는 ‘빨갱이’로 몰릴 걱정에 ‘진보’라는 말을 못 쓰고 중도개혁, 민주개혁이라는 말을 썼지만, 지금은 스스럼 없이 진보 정당이라고 말한다. 70년대생 정치인들도 어떤 가치와 담론을 가지고 나오는지에 따라 정치에 미칠 영향이 다를 것이다.”

-86세대 맏형으로서 97세대에게 조언한다면.

“함께 전진하는 게 필요하다. 너무 개인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담론을 제시해 지지 세력을 모으고 정치 세력을 키워야 한다. 한 명의 의원일 땐 좋은 얘기를 하다가도 무리를 짓지 못해 현실 정치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다.”

-약 20년간 진보 진영의 주류였던 86세대가 양보할 때라는 주장도 있다.

“86세대를 공격하기 위한 허구적 담론이다. 국회의원 지역구를 양보하라면 양보하겠지만, 젊은 후배가 있으니 무조건 물러나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후배가 선배를 넘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게 되면 자연스럽게 더 큰 세력이 될 것이다. 정치는 어차피 국민의 ‘선택’이다.”

-86세대의 성과와 한계를 꼽는다면.

“집단적 노력으로 공통의 성과를 내는 데 성공하지 못한 점은 반성한다. 국회에 86세대 정치인이 많긴 한데, 모여서 이룬 성과가 없다. 다만 한 명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성과는 적지 않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하며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올해 21대 총선 승리를 일궈냈다. 2018년 내가 원내대표일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86세대의 남은 역할은.

“우리 세대는 그간 당의 구조를 바꾸거나, 새로운 정책 담론을 만드는 ‘실무 그룹’ 역할을 했다. 지금은 장관, 당 원내대표, 서울시장 등 ‘주목 받는’ 자리에 도전하는 중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제부턴 성과를 내고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책임지는 위치에서 우리의 진보적 개혁 가치를 국민 실생활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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