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발빠른 이재명... 이번엔 '먹거리도 주겠다, 제2의 코로나 장발장 없애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발빠른 이재명... 이번엔 '먹거리도 주겠다, 제2의 코로나 장발장 없애겠다'

입력
2020.11.20 14:32
수정
2020.11.20 19:25
5면
0 0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코로나 장발장'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코로나 장발장'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A(76)씨는 올 초 경기 용인시 한 야채가게에서 3,000원 상당의 청양고추를 훔쳐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용인서부경찰서는 A씨가 고령인데다 금액이 적은 점 등을 감안해 훈방 조치했다.

#올 2월 경기 군포시에 사는 B(83)씨는 길거리에 놓인 손수레를 보고 집으로 가져갔다. 손수레를 놓고 잠시 폐지를 주우러 갔던 C씨는 손수레가 없어진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를 절도 혐의로 조사를 벌였지만 “누군가 버린 줄 알고 가져왔다”는 말과 고령인 점 등을 감안해 불구속 입건이 아닌 즉결심판 처분을 내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들처럼 단순 생활사범이나 초범 등에 대해 처벌을 감경, 전과자 낙인없는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돌연 이 문제를 놓고 공론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푸드마켓에 ‘장발장 코너’를 만들어 음식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본소득, 기본대출, 기본주택에 이어 이번엔 먹거리도 주겠다며 종횡무진 화두를 선점하려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늘어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발장...여러분의 제안을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코로나19는 경제적 위기에 처한 도민들의 삶을 처참하게 만들었다”며 “올해 1분기 생계형 범죄는 40만4,000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 늘었고, 재산범죄와 고령층의 재산범죄는 각각 11%씩 증가했다”고 적었다. 이어 “굶주림으로 빵을 훔칠 수 밖에 없는 ‘장발장’이 지금 우리 이웃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범죄를 정당화할 순 없지만 배가 고파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국가가, 사회가 할 일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도는 생계위기에 처한 분들의 먹거리 제공 등 긴급구호를 위해 푸드마켓에 장발장 코너를 만들어 필요한 최소물품들을 무상공급하려고 한다”며 “생존을 위해 범죄를 선택하는 절박한 상황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경찰에도 경미한 생계형 범죄로 훈방 조치된 위기 도민·가구 발굴을 공식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주장에 적극적인 여론의 반응을 끌어내려는 듯 치밀한 모습이다. 그는 "도민들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 및 해결책 아이디어 제안을 해달라”며 “전문가와 공직자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집단지성 발동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고시원에서 달걀 한 판을 훔친 혐의(절도)로 기소된 A(47)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가 없어지고 무료급식소까지 문을 닫자 열흘 동안 굶은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언론 등을 통해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임명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