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장대비가 쏟아진 19일 아침 거리에 쌓여 있던 낙엽이 배수구를 막으면서 전국의 도로 곳곳이 침수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에서는 '태풍급' 강풍으로 콘테이너 수십개가 쓰러지는 등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사거리에선 물바다가 된 도로에서 경찰관이 맨손으로 배수구를 막고 있던 낙엽을 걷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강남역 일대에서도 때 아닌 물난리에 출근길 차량들은 거북이 운행을 해야 했다. 대구 북구 관음동 칠곡나들목 인근에서도 갑자기 쏟아진 폭우와 낙엽이 합작한 침수 사태가 벌어졌다. 출동한 경찰관들이 낙엽을 치우기 위해 물 속을 더듬는 웃지못할 광경도 이어졌다.
거리에 수북히 쌓인 낙엽이 비에 흠뻑 젖은 탓에 환경미화원들은 종힐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젖은 낙엽을 갈고리로 대충 쓸어 모은 다음 손으로 봉투에 담던 환경미화원은 "물에 젖은 낙엽은 잘 쓸리지도 않고 무게도 더 나가 정말 힘들다"고 푸념했다. 몇몇 점포 앞에서 직원들이 가게 앞에 쌓인 젖은 낙엽을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장대비 속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보행로에 생긴 물 웅덩이를 피해 뜀뛰기를 하기도 하고, 젖은 낙엽에 미끄러질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이날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면서 부산신항에 적재된 수십개의 컨테이너가 와르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운대구에서는 호텔 주변에 쳐놓은 펜스가 넘어지고, 수영강 과정교 교량 위 상단 철제 구조물이 바람에 파손돼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금곡동, 대연동, 거제동 등지에선 도로에 쌓인 낙엽이 배수로를 막으면서 일부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 20분을 기해 서울 서남권과 인천, 경기 등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가 오전 9시 30분 서울지역 호우주의보를 해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지역 강수량은 68.2㎜를 기록해 11월 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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