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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평화와 번영의 인도·태평양' 명칭 변화는 중국 배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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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평화와 번영의 인도·태평양' 명칭 변화는 중국 배려 때문?

입력
2020.11.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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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은 '평화와 번영의 인도·?태평양' 사용
스가도 '자유롭고 열린' 대신 '평화와 번영' 언급
아베가 처음 제안했던 '전략' 개념은 이미 퇴장
일련의 표현 변화에 "지나친 중국 배려" 지적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선거 당선인과 전화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선거 당선인과 전화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에서 외교의 주축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의 명칭이 변화하는 것을 두고 중국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략' 개념이 사문화한 데 이어 '자유롭고 열린'이란 표현도 '평화와 번영의'로 대체되는 것을 두고서다.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 국민민주당 의원은 18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전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건 중국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견제하기 위해 이를 제안한 것인데 지금은 그 목적의식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략이라고 하면 무시무시한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2016년 8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아베 당시 총리가 처음 주창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방위 '굴기(堀起·우뚝 섬)'를 천명하면서 독자적인 글로벌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일대일로를 적극 추진하자 이를 견제할 목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듬해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구축하겠다"고 호응하면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구상으로 통용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 '태평양사령부' 명칭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꾸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중일관계 개선에 나선 이후 '전략'이란 개념을 사실상 폐기하고 외교안보 측면에서 중립적 성격이 강한 '구상'으로 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일 논의를 본격화한 지난해 중반부터는 아예 이조차도 사라지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도 변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2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회담 당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고 말했던 스가 총리는 이틀 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평화롭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아베 간 밀월을 통해 확인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명칭조차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엔 더 중립적인 표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가안전보장국(NSC) 고문으로 아베 정권에 참여했던 호소야 유이치(細谷雄一) 게이오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유롭고(free) 열린(open)'의 의미에 대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배타적 행동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연계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역외 국가들의 군사적 관여라는 뉘앙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 강경 노선의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화하려는 바이든 당선인 측과 이를 중시하는 외무성의 분위기를 거론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이 후퇴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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