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3주기 추도식에서 창업주의 창업이념인 ‘사업보국’과 함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유훈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호암의 추도식 이후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먼저 지난달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의 장례를 함께 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창업이념이다.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정치의 안정을 확고하게 만드는 기반은 우선 경제의 안정에 있고 거기에 수반해 민생도 안정된다”며 “나의 국가적 봉사와 책임은 사업의 길에 투신하는 것”이라고 썼다.
올해 이 부회장의 발언은 지난달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공식적인 삼성의 총수가 된 후 전 계열사 사장들에게 던진 메시지여서 주목된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재판 리스크 등 대내외 엄중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총수 구심점을 공고히 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호암 추도식은 삼성 오너 일가는 물론 50여 명의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CJ,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총수 일가와 경영진은 서로 다른 시간에 추도식에 참석해왔고, 올해도 동일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오전 10시 40분쯤 선영에 도착해 참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도식 당일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2017년에 구속 수감된 상태였고, 2018년에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미리 다녀간 바 있다.
이에 앞서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이날 오전 9시45분쯤 다녀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CJ 주요 계열사 경영진 20여명도 이날 오후 선영을 찾아 짧게 묵념을 하며 호암을 기렸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예년처럼 추도식엔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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