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몽니'로 바이든 행정부 금융 개혁 차질 우려
임기 만료를 2개월여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년 임기의 신임 통화감독청(OCC) 청장 임명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대선 패배가 확정된 이후 열흘 넘게 불복 행보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로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금융 개혁 노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현재 OCC 청장 대행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브룩스를 신임 청장으로 지명해 상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브룩스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등을 거치면서 금융 업무를 익힌 인물로 지난 5월부터 공석 중인 OCC 청장 대행을 맡아왔다.
OCC는 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감독하는 재무부 산하 독립 기구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더불어 금융권 감독의 중요한 축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월가에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의 법적 권한을 사용해 청장 교체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 현행 법률상 OCC 청장은 대통령이 의회에 사유를 제시해 교체를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실제 사용된 적은 없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예정일인 내년 1월 20일 전까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등 브룩스를 새 OCC 청장으로 공식 임명하기 위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주디 셸턴 연준 이사 후보도 인준안 표결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절차인 토론종결 투표가 이날 부결되면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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