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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 위에 SUV 차량...바람 잘 날 없는 '신라 임금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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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 위에 SUV 차량...바람 잘 날 없는 '신라 임금님 무덤'

입력
2020.11.18 16:13
수정
2020.11.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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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남성...15일 대낮 경주?쪽샘지구 79호분 위에 흰색 SUV 차량 주차
스키타고 골프 연습도 목격

경주 쪽샘지구 79호 고분 정상에 걸터 앉아 있는 SUV 차량. 페이스북 캠처

경주 쪽샘지구 79호 고분 정상에 걸터 앉아 있는 SUV 차량. 페이스북 캠처


경북 경주의 대표적 유적인 쪽샘지구 고분 위에 SUV 차량이 주차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개념 운전자에 대한 경종이 울리고 있다. 고분 잔디위에서 골프 연습을 하거나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목격되는 등 고분군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경주시에 따르면 일요일인 지난 15일 오후 1시30분쯤 경주시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흰색 SUV차량이 차를 세웠다. 이 차량은 높이 10m 가량인 79호분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 내려왔다.

이는 한 경주시민이 촬영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를 본 시민들은 차량 운전자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페이스북 댓글 등에는 '몰지각의 끝판왕', '개념 밥 말아 먹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공분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경주시는 이날 운전자인 20대 남성을 불러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후 경찰에 문화재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주 대릉원 옆 쪽샘지구는 4∼6세기 조성된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쪽샘이라는 명칭은 샘에서 쪽빛(하늘빛)이 비칠 정도로 맑고 맛이 좋은 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유래됐다.

한편 6년여 전에도 황남동 고분군에서 눈오는 날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목격됐고, 이곳에서 불과 10m 정도 떨어진 고분군 잔디밭에서는 중년의 남성이 골프채로 골프스윙 연습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경주 지역 고분군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고분에서 스키를 타거나 골프 연습을 하는 각종 훼손 행위가 잇따르고 있어 고분 훼손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와 고분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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