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노후 기체 25대…전체 항공기 30.5%
아시아나항공, 67% 항공기 리스 비중도 부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대한항공의 향후 비용 절감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 밖에 없어서다. 업계에선 양사의 중복 노선 정리 과정에서 노후 항공기가 최우선 처리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중복 노선이나 시설 등의 조정을 통한 고정비 절감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항공기 처분은 정리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유한 항공기들의 평균 기령은 11.6년으로, 국내 항공사 평균(10.9년)보다 오래됐다. 실제 기령이 20년을 넘긴 항공기는 15대이고, 기령 15년 이상의 준노후 항공기까지 포함하면 총 25대로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 전체 항공기(82대) 중 30.5%가 노후기인 셈이다.
항공사 운영 측면에서 볼 때 노후 항공기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신형 항공기에 비해 연료 소모가 많다 보니, 유류비 상승은 덤으로 따라온다. 관리 또한 쉽지 않다. 잦은 정비는 안정상의 위험을 동반한다. 실제 국토부 조사 결과 기령이 20년을 넘긴 항공기는 신형에 비해 고장 위험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 배선, 랜딩기어, 출입문 등에서 나오는 빈번한 고장은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기체 대부분은 구매 또는 임차구매(리스 후 소유) 방식으로 도입했기 때문에, 향후 노선 정리 과정에서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다"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거나, 부채를 낮추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비를 낮추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리스 비중도 조정해야 한다. 재무제표에서 유동성 부채로 분류된 리스 비용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을 높인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55대를 리스로 운용하고 있다. 이는 전체 항공기의 67%에 해당된다. 전체 리스 계약규모는 6조8,874억원에 달하고, 1년 이내에 납입해야 할 비용만 8,090억원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보다 기단 규모가 2배 이상인 대한항공의 리스 계약규모(7조4,17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비중이 이처럼 높은 것은 최근 10년 내 도입한 항공기 41대 중 A380 6대, B777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리스 형태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당장 리스 항공기 비중을 낮추기도 힘든 것도 현실적인 고민이다. 항공사들은 대체로 이자율을 낮추기 위해 10~20년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고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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