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의 ‘통합칩’(SoC) 개발 경쟁이 뜨겁다. 갈수록 얇은 두께의 단말기에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새로운 통합칩 ‘엑시노스 108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 1080’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8개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을 하나로 합쳤다. 2억화소와 최대 6개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를 연결할 수 있는 이미지 신호 처리장치(ISP) 등도 지원한다.
엑시노스1080은 중국 비보의 스마트폰 신제품 X60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에 탑재할 통합칩인 ‘엑시노스 2100’ 출시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통합칩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우선 제조사가 스마트폰 내부를 설계하는데 부담이 덜하다. 두 세개의 부품을 위치시킬 공간에 하나만 부착하면 된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공간 사용이 가능하다. 전력 소모와 발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부품을 절약한 공간을 배터리용으로 바꿔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늘리는 등 통합칩은 스마트폰의 성능 개선 효과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합칩을 구현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도 제조공정을 단축해 제품 생산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통합칩을 두고 업체간 기술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기술력만 제대로 확보하면 여러 부품을 한꺼번에 판매,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퀄컴은 모바일 부문 통합칩 시장 선두주자다. 퀄컴은 4세대(4G) 시대에도 처음으로 모바일 AP에 모뎀칩을 담은 통합칩을 내놓은 바 있다. 화웨이도 기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칩을 개발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GPU 부문 최강자인 엔비디아도 최근 인수한 ARM을 기반으로 통합칩 개발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통합칩 열풍은 노트북과 PC로도 번져나갈 기세다. 애플은 최근 노트북과 데스크탑용 통합칩 M1을 자체 개발하고 신형 맥북과 아이맥에 탑재해 출시했다. M1은 8코어 CPU와 NPU, GPU와 D램을 합쳐 만들었다. 애플에 따르면 성능은 전작보다 3배에서 9배 빨라진다.
AMD도 꾸준히 CPU와 GPU 등을 합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ARM 기반 모바일용 통합칩 개발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통합칩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의 부품은 계속 작아지고 기능은 다양해지는 만큼, 통합칩 시장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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