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광기" "히스테리"…트럼프 '대못 박기'에 中의 맹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광기" "히스테리"…트럼프 '대못 박기'에 中의 맹공

입력
2020.11.17 14:30
수정
2020.11.17 14:45
0 0

트럼프, 남은 임기 동안 '중국 때리기' 박차
상무부 수출 직책 신설, 열성 지지자 낙점
"대중 강경 정책 고착, 차기 대선 출마 포석"
中, 맞대응 강조...바이든과는 개선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 5일 이후 8일 만이며,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행보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 5일 이후 8일 만이며, 지난 7일 대선 패배 결정 이후 첫 공개행보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광기’, ‘히스테리’라는 거친 표현으로 공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전하면서도 ‘선생’이라고 호칭하며 미 정권 교체기를 맞아 신중한 반응을 보이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남은 두 달여 임기 동안 ‘중국 때리기’를 가속화할 징후가 뚜렷해지자 공세로 돌아서며 반격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인민해방군을 지원하는 중국 31개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40년간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중국 기업과 관료에 대한 추가 제재도 거론되고 있다. 신장과 홍콩의 인권문제는 미국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조커’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상무부에 수출관리 담당 부차관보 직책을 신설해 자신의 골수 지지자인 코리 스튜어트를 앉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내년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까지 스튜어트가 대중 강경 정책을 강행하는 총대를 멜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이는 동안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이는 동안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처럼 중국은 껄끄러운 사안을 동시다발로 맞닥뜨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자 중국을 향해 ‘대못’을 박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순한’ 의도를 부각시키며 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환구시보는 17일 “바이든 정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외교적 유산’을 남겨 퇴임 후 미국의 대중 정책이 바뀌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션이(沈逸) 중국 푸단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정부의 길목에 덫과 지뢰를 놓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 자세를 고집하는 건 2024년 대선을 겨냥한 노림수로 분석한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나락으로 빠뜨린 ‘트럼프주의’의 그늘이 짙어질수록 바이든 정부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섣불리 대중 유화정책으로 돌아설 경우 트럼프 지지자들이 발호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2022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바이든 정부는 시작부터 입지가 좁아지는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경제 회복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경제 회복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이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광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분위기를 추스르며 선을 긋는 한편, 바이든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댜오다밍(?大明) 런민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도발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해친다면 정밀 보복해 고통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와 반대로 엄포에 그친다면 새로운 바이든 정부와 소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흔들리는 미국 경제와 건실한 중국 경제를 대비시켜 중국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 보유가 올해 9월까지 22개월 연속 늘었고, 스타벅스는 중국 커피산업단지에 11억위안(약 1,853억원)을 추가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 600개의 중국 매장을 새로 여는 등 구체적 수치를 들어 글로벌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경제는 무역전쟁과 전염병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회복세를 보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분쟁을 유발하지 말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나서야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