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 사건' 피해 아버지 CBS 김현정 뉴스쇼 출연
"1년째 의식불명…병원 측, 학대 아니라 주장"
부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두개골 골절로 의식 불명에 빠진 일명 '아영이 사건'의 피해자가 사건 발생 1년이 흐른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해 의료진은 11개월 만에 검찰로 송치됐지만, 사과 한 마디 없이 학대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영이 아버지 A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병원이나 해당 간호사나 지금까지 저희한테 일절 사과가 없었다"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0월 부산 동래구 한 산부인과 병원 신생아실에서 생후 닷새만에 무호흡 증세를 보이며 의식 불명에 빠진 아영이는 이후 대학병원에서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는 신생아실 간호사가 아이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드는 등 학대 정황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병원은 다음 달인 지난해 11월 문을 닫은 상태다. A씨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마자 급작스럽게 폐업하고 도망갔다"라며 "서둘러 도망갈 만큼 본인들도 심각하다는 걸 알아놓고 사과 같은 건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달 당시 신생아실 간호사와 간호 조무사를 각각 업무상 과실치상·학대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 병원 대표를 함께 처벌하도록 한 양벌 규정에 따라 병원장도 검찰에 넘겼다.
다만 병원과 의료진 측은 의식 불명의 원인이 학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아이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드는 등의 행위는 인정했지만, 이는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씨는 "(병원 측에서 가해 간호사는)자기 병원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베테랑이고, 그 정도는 학대 행위가 아니라는 식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간이 흘렀고, 피해 당사자는 아영이와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있다. A씨는 "동공 반응도 없고 여전히 자가 호흡도 없이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고 있다. 심장만 본인 스스로 뛰고 있다"라고 아영이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MRI를 찍어봤는데 뇌 모양 자체도 거의 파악이 안 되고, 머릿속에는 뇌의 척수액만 가득 차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청력 검사에서 큰 소리를 내도 뇌에서 반응이 없는 게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기이고 지금 자라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뇌세포가 살아나길, 그런 기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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