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넘어선 임성재 극찬… 최경주의 품격

임성재가 1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6번홀에서 그린을 살피고 있다. 오거스타=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남자 골프의 선구자 최경주(50ㆍSK텔레콤)가 마스터스 토너먼트 무대에서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임성재(22ㆍCJ대한통운)에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로 오랜 시간 이름을 올렸던 그는 최고 자리를 내주면서도 후배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17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국어 공식 계정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올해 마스터스에서 임성재 프로가 공동 2위로 잘 마무리한 것을 축하한다”며 “많은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한 것 같은데 앞으로 더 훌륭한 기록을 세우면서 PGA 투어에서 오래 활약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임성재는 전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4년 이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최경주의 단독 3위 기록을 넘어선 성적이다. 최경주는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 등 마스터스에서만 ‘톱10’ 성적을 세 차례 냈다.

PGA 투어 8승을 거둬 아시아 국적 선수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 중인 최경주는 “사실 마지막 날 조 편성을 보면서 더스틴 존슨(36ㆍ미국)과 동반 플레이를 하기에 많이 힘들겠다고 우려했다”며 “그러나 여러 위기를 잘 이겨내고, 자기 게임을 충실히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더 많은 좋은 기록과 소식을 전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경주는 사실 임성재가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부터 ‘특급 도우미’역할을 했다. 임성재가 3라운드를 공동 2위로 마친 뒤 인터뷰에서 최경주의 조언을 직접 소개했을 정도다. 당시 임성재는 “최경주 프로님께서 마스터스 코스가 약간 스트레이트성 페이드(목표 지점까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구질)를 치는 선수와 잘 맞는다고 얘기해주셨다”며 일화를 전했고, “한국 선수들과도 잘 맞는 코스”라는 조언도 해줬다고 한다. 최경주는 끝으로 ”너무 자랑스럽고, 임성재 프로가 앞으로 아주 훌륭한 선수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극찬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