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쏟아진 철원군 연쇄감염 비상
금융판매업 매개 확산 인제 전수검사
강원도 "앞으로 이틀이 최대 고비"
16일 오후 강원 철원군 동송전통시장. 김장철을 맞아 북적여야 할 시장이 한산하기만 했다. 지난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외출을 꺼린 탓이다. 일부 점포에선 배추와 채소류 등이 재고로 쌓여 상품성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상인은 "확진자가 지역 내 곳곳에서 나오자 주말부터 장보러 나온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올 여름 물난리로 휴가철 특수가 통째로 사라졌는데 코로나까지 닥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통시장은 물론 동송읍 대부분 상점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유동인구가 줄어들자 몇몇 점포는 아예 문을 닫았다.
이날 노인정은 물론 철원군내 안보관광지 대부분이 굳게 문을 걸어 잠갔다. 여기에 군 당국이 간부들의 회식과 모임, 장병들의 외출·외박을 제한할 경우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갈말읍 종합운동장에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다시 등장했다. 확진자의 접촉자가 크게 늘면서 이날까지 1,080여명이 이곳에서 검사를 받았다.
인구 4만 4,000여명인 철원군에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건 지난 12일부터다.
교장연수에 참가했던 교원과 장애인 요양시설 확진자 등을 매개로 이날까지 순식 간에 2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5일엔 함께 김장을 담근 갈말읍 이웃사촌 7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갈말읍 주민 이인순(79)씨는 "여기저기서 감염됐다는 소식이 나와 되도록 문밖 출입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철원군청 공무원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이현종 군수와 신인철 부군수마저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달 들어 금융방문판매업을 고리로 2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제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12일 확진자가 나오더니 지인 모임과 가족, 다중이용시설 등지에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바이러스에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것이다.
인제군은 이날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해 북면 원통리 주민 5,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군의관과 간호인력을 지원 받아 감염고리를 끊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광철 부군수는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사태를 끝내기 위해 전수검사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향후 이틀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 의료기기 판매점과 인제 북면 모임을 매개로 한 감염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으나, 철원지역의 확산세가 이어지면 거리두기를 바로 격상할 방침이다. 김성호 행정부지사는 "코로나19가 방심을 통해 확산하고 긴장하면 통제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기업, 지방자치단체 모두 방역지침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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