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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합병 노선에 안착한 대한항공, 어떤 변화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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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합병 노선에 안착한 대한항공, 어떤 변화 맞을까?

입력
2020.11.16 17:22
수정
2020.11.16 18: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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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규모 달성하며 효율적 운영 가능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노선에 착륙한 대한항공에겐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M&A가 성공할 경우, 세계 7위권인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지만 당장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해법찾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양 사의 M&A로 잉태될 메가 항공사에선 노선 통폐합과 글로벌 동맹체 강화, 항공정비(MRO)산업 양성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새판짜기도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1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본격화한다. 우선 자회사로 운영한 뒤 마스터 플랜에 따라 통합 절차를 밟게 된다. 당초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각각 자회사로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항공업계 상황을 감안해 양사간 통합으로 결정됐다. 2019년 여객ㆍ화물운송 실적(국제항공운송협회 기준)에 따라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는 29위에 불과하지만 양사의 결합체는 세계 7위 수준으로 급상승한다.

업계에선 이번 M&A에 대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코로나19 탈출구 모색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구 1억 명 이하 국가 대부분이 1개 국적항공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당장 허브공항인 인천공항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 활용도가 커지면서 다른 항공사들과 협업이 수월해진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각각 24%, 16%씩 점유하고 있는 슬롯 점유율은 40%로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동맹을 맺어 해당 공항에 출항하는 여건을 고려하면 슬롯을 40%나 보유한다는 것은 시장 장악력이 그 만큼 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추가 고객 확보도 유리하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으로 이용 회원이 늘어난다. 마일리지와 관련된 세부적인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한항공의 실사 등을 거친 이후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서 1대 1 통합이 유력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인 운영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의 편익을 향상하고, 더욱 안전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MRO산업도 새로운 먹거리 대상이다. 양사의 안정적 정비물량 확보로 대규모 인력 양성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해외 외주 물량 흡수도 가능하단 시나리오다. 산업은행 측은 “해외 외주정비의 내수 전환을 통한 국부유출 방지와 MRO산업의 체계적인 육성 등 연관산업 발전 및 국내 항공업 전반의 안전역량 제고 효과 등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6일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사옥에 직원이 출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16일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사옥에 직원이 출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수익성 개선 노력도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노선망 조정과 여객ㆍ화물 공급규모 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 추진 및 직원 교육, 스케줄 관리 등을 일원화하면서 고정비 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의 이번 통합은 코로나19 장기화에 효자로 떠오른 백신 배송 등 글로벌 항공수송 부문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에 필수적인 국제표준인증을 취득한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8개사에 불과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재정비의 외화지출 절감, 항공기 구매력 강화, 연료유 구매비용 절감 등 초대형 항공사로서 효과 누릴 전망”이라며 “중복노선 효율화를 통해 양사 간 최적 스케줄 조정은 단순 점유율 합산 이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특히 아시아나의 중국 네트워크 규모를 흡수하면 중국~미주 간 화물 공급능력이 증가해 화물 글로벌 3위권을 넘볼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합이 마무리된다면 1988년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 19개 글로벌 항공사들과 스카이팀을, 아시아나항공은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 등 26개사가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와 동맹관계에 있다. 통합에 들어가면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는 불가피하다.

구조조정 역시 뒤따를 조짐이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게 대한항공측 입장이지만 중복된 인력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양사 모두 직원의 70%가량 휴직 중인 점도 불안 요소다. 현재 대한항공은 1만8,000여 명, 아시아나항공은 9,000여 명이 재직 중이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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