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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월요일 '고영욱 SNS'가 민주당 최고위에 오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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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월요일 '고영욱 SNS'가 민주당 최고위에 오른 까닭

입력
2020.11.16 15:00
수정
2020.11.16 15:03
0 0

노웅래 의원, 고영욱 SNS 언급하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활개 안 돼
성인의 자유보다 미성년 보호가 우선"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연예인, 대마초 등 마약 상습복용자, 미성년 성폭행 범죄자 등이 방송과 SNS에서 활개치도록 방치한다면 모방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가 언제든 생길 수 있습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는 다시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들로 가득 찬다. 정당들은 저마다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정 현안을 논의하느라 분주하다. 당 최고 의사결정권을 갖는 최고위원들은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 발언을 통해 그 주를 끌고 갈 화두를 던지곤 한다. 정치, 경제, 사회로 가득찬 이 곳에 연예계 이슈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잘 없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한 방송인의 이름이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출소한 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한 전직 가수 고영욱 이야기다.


노웅래 "모방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 생길 수 있어"

노웅래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 발족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노웅래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 발족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고영욱을 향해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전직 연예인이 공식 SNS를 시작해 물의를 빚고 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노 의원은 "물론 개인의 소통까지 막을 수는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또 다시 미성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를 단호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그 근거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연예인, 대마초 등 마약 상습복용자, 미성년 성폭행 범죄자 등이 방송과 SNS에서 활개치도록 방치한다면 모방 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성년자 3명 성폭행·강제추행... 유죄 확정 판결"

2012년 미성년자 성폭행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당시의 고영욱. 연합뉴스

2012년 미성년자 성폭행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당시의 고영욱. 연합뉴스


그룹 룰라 출신인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미성년자 3명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보호법위반)로 구속기소됐다. 2013년 대법원은 고영욱에게 2년 6개월 실형을 확정 판결했다. 이와 함께 출소 후 전자장치 부착 3년, 성범죄자 신상정보 고지 5년 명령도 내렸다.

2015년 만기출소한 고영욱은 2018년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했다. 올 7월 성범죄자 신상정보 고지 기간도 끝났다.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 개설

고영욱이 새로운 SNS를 개설하고 소통을 선언했다. 고영욱 SNS 캡처

고영욱이 새로운 SNS를 개설하고 소통을 선언했다. 고영욱 SNS 캡처


잊힌 줄 알았던 고영욱은 12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며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그는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냈다"라며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저희 엄마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젊은 시절 엄마의 사진을 올려본다"며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영욱의 근황 공개에 여론은 들끓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긴 했지만 아직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에서다. '누가 미성년자 성범죄자와 소통을 하고 싶어 하냐' '연예계 복귀 꿈도 꾸지 말라' 등 비난이 빗발쳤다.

이런 여론에 답하듯 노 의원은 "미성년자의 모방이 쉬운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에 대해서는 방송출연과 SNS활동 등을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오면서 피해자 가족들이 결국 이사를 가야했다. 우리 사회가 미성년 성범죄에 얼마나 관대한지, 피해자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자유는 중요하지만, 성인의 자유보다 미성년자 보호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 사용 못 해" 하루 만에 계정 폐쇄

인스타그램은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사용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은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사용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캡처


한편, 고영욱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개설 하루만인 13일 차단됐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폐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한 때 제기됐다.

하지만 고영욱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팔로우를 하고 있었는데, 막히게 됐다"라고 해명하며 신고로 인해 계정이 차단됐음을 암시했다. 실제 인스타그램은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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