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항공기 60대·취항 노선 116개…아시아 전체 2위 LCC 업체로 부상
난립한 LCC 업계 추가적인 합병 필요성 제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조 "고용불안 야기" 비판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침이 결정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각변동도 점쳐지고 있다. 당장 한진그룹 계열 LCC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이 통합할 경우 연간 매출 1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LCC'가 탄생한다. 이를 계기로 시장 규모에 비해 난립한 국내 LCC 업계의 구조조정 또한 본격화될 전망이다.
16일 국토교통부, 산업은행,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이어 계열 LCC 업체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결합 시기나 방법, 운영방안 등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 후 확정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LCC 3사의 합병으로 출몰하게 항공사의 연간 매출 규모는 1조7,769억원에 보유 항공기는 60대. 이는 44대의 항공기로 지난해 1조3,840억원의 매출을 가져온 제주항공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국내 항공 업계 순위도 바뀌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LCC 3사(국내선 26개, 국제선 90개)의 통합 점유율은 19.5%다.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14.1%)을 웃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하게 되면 동북아시아 최대 LCC이자 아시아 전체에서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중복 노선을 조정하고, 스케쥴을 다양화 하는 운용 효율성을 증대하고, 지방공항 활성화와 제2 허브공항 육성도 전개되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를 계기로 나온 LCC 업계 재편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국내 LCC 업체는 총 9곳으로,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다. 시장 규모 대비 업체들이 많다. 불가피한 출혈경쟁으로 자연스럽게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를 불러왔다.
체질이 허약한 상태에서 닥쳐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LCC 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현재 파산위기에 몰려있다. 티웨이항공은 한차례 유상증자에 실패한 뒤 최근 6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재추진하고 있다. 제주항공 역시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매각설까지 나오는 플라이강원은 직원의 60%가량이 무급 휴직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을 시작하기도 전에 직원들의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LCC 업계에도 합병 등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LCC 통합까지 과도하게 개입하기 보다는 서로간 M&A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조개편이 수월하게 이뤄져 대형항공사 1곳, LCC 2~3곳으로 정리가 된다면 우리 항공시장도 성숙한 단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노동조합에서는 이번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면서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이날 긴급회동을 갖고서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노동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통합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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