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중앙대병원장 인터뷰
‘암이 의심된다’는 말을 병원에서 듣고 정확한 검사와 진단, 수술을 기다리면서 시간에 쫓기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찾아도 암 수술을 받을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기에 불안하고 두렵다.
게다가 암으로 진단돼 이른바 ‘빅5 병원 명의’를 찾아 진료를 받으려면 몇 개월씩이나 기다려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1개월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최적의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택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병원은 빠른 암 치료를 위해 당일 진료와 검사 후 3일 이내 진단, 1주일 이내 수술하는 등 ‘원스톱 패스트 트랙 서비스(One-Stop Fast Track Service)’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취임 후 첫 사업으로 이처럼 암센터 운영을 획기적으로 바꾼 이한준(56ㆍ정형외과 교수) 중앙대병원장을 만났다. 이 병원장은 “원스톱 패스트 트랙 서비스 시행으로 2년 전 암센터 개원 초기에는 암환자 비중이 15%였지만 최근 35% 정도로 20%포인트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이 병원장은 “암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평균 2.1일밖에 걸리지 않고, 조직 검사 결과도 3일 만에 알 수 있다”며 “암으로 확진되면 1주일 이내 수술을 진행해 환자 불안감을 크게 줄였다”고 했다.
중앙대병원 암센터는 전통적으로 갑상선암을 비롯해 위암ㆍ유방암ㆍ부인암ㆍ전립선암ㆍ항암 치료에 상당히 강세를 보였다. 항암화학 요법도 정맥 혈관을 통한 효과적인 항암제 투여를 위한 ‘중심정맥관클리닉’,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암유전자클리닉’, ‘재발암클리닉’, ‘암성통증클리닉’, ‘암예방클리닉’, ‘암환자영양클리닉’ 등을 통해 체계적인 토털 케어 암 치료를 실현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맞춤형암치료클리닉에서는 전이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GS 패널 검사)을 통한 표적ㆍ면역 항암 치료로 전이성 말기 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암 환자 관리 모바일 게임 앱을 개발해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항암 치료 부작용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은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대장암ㆍ유방암ㆍ폐암ㆍ위암 등 4대 암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암 환자 치료에 있어서 국내 최상위 의료기관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2022년 초 개원하는 광명병원과 발맞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같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중증 질환 치료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현재 환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외래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진료시스템도 구축하고, 모든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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