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4대 프로스포츠 최초 여성 단장?
화이트삭스 프런트 출신, 메이저리그 30년 경력
지난 2007년 11월 5일 킴 앙 당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부단장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연례 총감독회의에 참석해 호텔 로비를 걷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마침내 유리천장이 깨졌다. 마이애미 말린스가 북미 4대 프로스포츠(농구·야구·아이스하키·풋볼) 최초로 여성 단장을 선임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말린스가 킴 앙(51) MLB 사무국 수석부사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말린스는 지난달 마이클 힐 단장이 물러난 이후 새로운 단장을 물색하고 있었다. 중국계 여성인 앙 단장은 북미 남성 스포츠 구단 최초의 여성 단장이 됐다. 또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단장을 지낸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장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계 단장 타이틀도 달았다. 앙 단장은 성명을 통해 "인턴으로 MLB에 입성한 지 수십년이 지났다"며 "차기 단장으로 마이애미 말린스를 이끌게 된 것은 내 커리어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인턴으로 입사해 야구와 인연을 맺은 앙 단장은 화이트삭스 운영부국장을 지낸 뒤 불과 29살의 나이로 명문 뉴욕 양키스의 부단장에 올랐다. 양키스에서 1998∼2000년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끈 그는 2002년 또 다른 명문 LA 다저스 부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5년 다저스를 시작으로 최소 7개 구단 단장직 면접을 봤지만 첫 여성 단장에 이르는 길은 멀고 험했다. WSJ은 앙 단장보다 경험과 경력이 부족한 남성들도 상당수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2011년부터 MLB 수석부사장을 지내면서 단장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야구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30년 만에 그 꿈을 이루게 됐다. 앙 단장은 "내가 처음 이 업계에 들어왔을 때 여성이 메이저리그 팀을 이끌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며 "하지만 나는 끈질기게 내 목표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양키스 시절 선수로서 앙 단장과 호흡을 맞췄던 데릭 지터 말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앙 단장의 리더십이 우리 팀의 지속적인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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