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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은, 한진칼 지주사 아래 대한항공-아시아나 별도 운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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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산은, 한진칼 지주사 아래 대한항공-아시아나 별도 운영 검토

입력
2020.11.13 18:17
수정
2020.11.13 18: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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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영종도=연합뉴스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영종도=연합뉴스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옵션 중에는 지주회사 '한진칼' 아래 두 회사를 별도로 두고 경영하다 추후에 아시아나를 재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시비나 시장 독과점 우려를 피해가면서 아시아나항공 투입된 자금을 최대한 환수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1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KDB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를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매각 방식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데, 그중 하나의 방안은 ‘한진칼 지주’를 이용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아래 각사 체제로 두고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보면,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한진칼은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한진칼이 두 항공사를 각각 지배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현재 소유 중인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치를 한진칼에 현물 출자하고, 한진칼 주식을 받아 인수를 돕는 방법도 함께 고려 중이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55.7%)을 현물출자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를 만드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시나리오에 힘이 실린 이유는 '추후 재매각'이란 변수를 넣어 합병에 따른 논란을 최대한 피해갈 수 있어서다. 한진그룹의 지배를 통해 아시아나 기업가치를 최대한 올린 후 재매각을 한다는 전제가 깔린 만큼 나랏돈을 투입해 한진그룹에 아시아나를 '떠 먹여 준다'는 비판이 줄어들 수 있다.

독과점 이슈도 피해갈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결합'하는 게 아니라 별도 기업으로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 내 이견을 줄일 수도 있다. 이번 방안은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ㆍ국토교통부 등 관계 정부부처들이 조율 중인데 국토부는 "항공업계는 경쟁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견지해왔다.

다만 재매각이 이뤄질 만큼 항공업계 업황이 개선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재매각은 결국 항공업계 업황이 좋아진다는 걸 가정한 시나리오"라며 "이 시나리오의 목표는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다. 이 목표가 이뤄질 때 까지는 우선 한진그룹 아래에서 영업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르면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사안을 논의한 후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수 방침이 전해진 후 아시아나 주가가 급등해 자금 부담이 늘어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아시아나 주가는 7.79% 상승했다. 정부 역시 사전에 관련 소식이 알려지면서 난감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인수 소식에 아시아나 주가가 치솟으면서 아시아나 지분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게 변수”라며 “16일에 가격 이슈 등을 포함해 회의를 그대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다시 정부부처 사이에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공시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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