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브랜드 히스토리] 화려한 명성, 그리고 부채에 허덕이는 브랜드 ‘TVR’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브랜드 히스토리] 화려한 명성, 그리고 부채에 허덕이는 브랜드 ‘TVR’

입력
2020.11.13 14:00
0 0
TVR는 먼길을 돌고 돌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회사의 상황은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TVR는 먼길을 돌고 돌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회사의 상황은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전세계에는 자동차를 좀 안다는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도 낯선 자동차 브랜드가 꽤나 존재한다.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중 하나인 TVR 역시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백야드 빌더로 시작해 화려한 인기의 순간을 누리고, 그리고 ‘주행 외의 요소’는 완전히 무시한 기행마저도 펼쳤던 브랜드는 어느새 그 입지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며 그로 인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그 존재감이 옅은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카의 또 다른 대명사와 같았던 TVR은 과연 어떤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백야드 빌더로 시작된 TVR의 역사

1946년, 영국 블랙풀 출신의 자동차 엔지니어 ‘트레버 윌킬슨(Trevor Wilkinson)’이 자신의 이름을 딴 ‘트레버 모터스’를 블랙풀의 한 켠에 새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동차 및 기계 관련 엔지니어링 업무를 주 사업으로 삼았고, 자동차 등의 정비업도 함께 하며 ‘사업의 기반’이 되었다.

이듬애 트레버 윌킨슨은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잭 피카드(Jack Pickard)가 트레버 모터스에 합류하고 회사의 명칭 역시 ‘TVR 엔지니어링’으로 개편하며 이후 이어질 TVR의 역사를 예고했다. 참고로 TVR은 트레버 윌킨슨의 이름에서 세 글자를 나열한 것이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스페셜리스트의 작은 시작

1949년 트레버 윌킨슨은 직원들과 함께 TVR 최고의 오리지널 섀시를 개발하게 되었다. 물론 섀시 외의 부분도 직접 제작하기도 했고, 특정 부품의 경우에는 모리스 등과 같은 다른 영국 자동차 브랜드의 것을 구매해 개선, 장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TVR의 오리지널 섀시 시리즈는 각각 No.1과 No.2 그리고 No.3로 이어지며 미래의 TVR이 어떤 차량을 개발하게 될지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덧붙여 No.2 그리고 No.3로 이어지며 차량의 품질과 주행 속도 부분에서 확실한 개선을 이어가 브랜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되었다.

참고로 TVR의 No.3의 경우에는 기존의 No.2와 동일한 구조의 섀시를 사용했지만 TVR의 향상된 엔진 개발 능력 및 당시 영국의 엔지니어링 수준의 발달이 더해지며 40마력의 1.2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1952년과 1953년 여러 행사에서 호평을 받으며 ‘TVR’의 이름을 알리는 존재가 되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선 TVR, 그리고 ‘TVR의 차량들’

1953년, TVR은 본격적인 브랜드 활동에 시작에 나선다. 오스틴 A40을 기반으로 TVR 만의 감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기 나섰으며, 개발된 패키지는 일종의 ‘튜닝 키트’ 타입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TVR의 노력은 1954년, ‘TVR 스포츠살룬’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스포츠살룬은 당시 650유로의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경량까지 이뤄내 데뷔와 함께 우수한 주행 성능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TVR 스포츠살룬은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었지만 ‘TVR’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와 같았다.

TVR의 행보는 이후로고 계속 이어졌다. 이후 TVR 원 스포츠를 보인 TVR인 지속적인 차량 개발 및 연구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갔고, 1958년 TVR 쿠페가 H&J 퀵 쇼퓸에서 공개, 판매되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TVR은 미국 내 모터스포츠 대회에 사용될 레이스카의 기본 골격 등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링’ 본연의 사업 활동도 함께 전개하고, 고객이었던 ‘레이몬드 사이델’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TVR의 미국 출시 등에 대한 다양한 사업 전개 역시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부채와 경영 위기의 연속

1958년, TVR은 작지만 나름의 성공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경영 환경’은 좋지 못했고, 실제 회사는 만 파운드에 이르는 채무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경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했다. 실제 이 과정에서 일부 임원들이 TVR를 떠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양산 모델 중 하나인 ‘그란툴라’를 선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받는 듯 하지만 생산 규모가 작은 TVR은 ‘사업의 확장’은 물론이고 재무 상황 마저 사실과 다른 내용 등으로 채워지는 등 경영의 안정을 이뤄내지 못하는 악재를 마주하게 되었다.

누적된 오류 혹은 부정은 TVR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생존력을 갉아 먹었으며, 자신의 이름을 앞세워 ‘브랜드의 가치’를 제시했던 트레버 윌킨슨은 1962년, 도산의 상태로 회사를 떠나는 ‘흑역사’를 얻게 되었다.

창립자를 떠나보낸 TVR은 전문적인 경영 및 리더십을 구축하며 새로운 차량 개발과 모터스포츠에 대한 도전 등 브랜드의 새로운 활동을 이어갔지만 ‘브랜드의 활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차량 판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그란툴라(Mk3) 모델의 데뷔가 늦어졌고, 이는 다시 한 번 ‘회사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그리피스, 트라이던트의 시대

브랜드로서의 활동이 ‘중단된 TVR’의 1960년대에는 두 대의 차량이 새겨져 있다. 하나는 포드 딜러 출신의 ‘잭 그리피스’가 제시한 존재로 그란툴라 Mk3 사양에 포드의 289 엔진을 개량해 제작한 ‘그리피스’이며, 또 하나는 프로토타입 모델로 포드의 V8 엔진을 탑재한 ‘트라이던트’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피스의 경우에는 과도한 엔진으로 인해 차량의 주행 밸런스가 나빴지만 TVR의 꾸준한 투자와 개량 등을 통해 ‘TVR의 주력 모델’ 중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덧붙여 트라이던트의 경우에은 프포토 타입 모델으로 제대로 빛을 보진 못했지만 향후 ‘트라이던트’ 사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릴리 가문의 시대

트레버 윌킨슨의 이름을 앞세웠던 TVR은 1965년, ‘아서 릴리’와 그의 아들 ‘마틴 릴리’에 인수되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에도 TVR의 사업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하비스의 도움을 받은 릴리 가문은 영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 TVR 브랜드의 재개를 추구했다.

경영 및 채무 상황을 빠르게 정리한 새로운 TVR은 곧바로 주력 차량의 제작 및 판매에 열을 올렸다. 초기에는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이내 곧 많은 부분이 해결되었고 1967년에는 강력한 V8 엔진과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경쾌한 드라이빙을 제시하는 ‘투스칸 V8’을 선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재도약에 나선 TVR는 빅슨’ 시리즈를 선보이며 라인업 활대에 나섰고, 투스칸의 다운사이징 버전인 투스칸 V6, 1300 및 2500 등 다양한 모델들이 이 때 등장하며 ‘TVR’ 역사 상 가장 다채롭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게 되었다.

덧붙여 1970년대 중반과 빅슨을 기반으로 개발된 매력적인 스포츠카 ‘TVR M 시리즈’가 데뷔하게 되었으며 다양한 엔진 라인업 및 기존 빅슨 대비 우수한 주행 성능을 뽐내며 스포츠 마니아의 이목을 끌었다. 덧붙여 ‘타스민’ 역시 이 때 등장해 우수한 성과를 이뤄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경제 위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

1960년대의 악몽을 거쳐, 1970년대의 부흥기를 겪은 TVR는 70년대 말부터 시작된 오일쇼크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발생한 경제 공황 등으로 인해 다시 한 번 회사의 재정 상태가 나빠지게 되었다. 이때 릴리 가문은 ‘피터 휠러’에게 TVR의 브랜드를 매각하게 된다.

다만 휠러의 시대를 맞이한 TVR는 시대의 흐름, 그리고 자동차 브랜드들의 개발 기조와는 달리 다운사이징 모델이 아닌 되려 대형 엔진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사뭇 다른 행보를 제시했다. 대신 경량화 및 다양한 기술 개설에 집중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장의 규모는 작아지고, TVR의 소비자들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점차 TVR의 활동도 줄어들게 되었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혼란의 시대’ 속 이름을 이어가는 TVR

1990년대 어느새 시장에서 이름이 잊혀진 TVR를 다시 떠올리게 한 것은 2004년이었다. 러시아의 금융업계 거물 알렉산더 스몰렌스키의 아들인 니콜라이 스몰렌스키가 TVR의 소유권을 인수한 것이다.

니콜라이 스몰렌스키는 TVR 인수 후 다양한 후속 조치를 이어갈 뿐 아니라 소유자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 TVR 브랜드의 재도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희망에 불과했고, TVR는 다시 좌초하게 된다.

특히 2008년, 연 간 2000대까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니콜라이 스몰렌스키의 발언과 달리 회사는 좀처럼 생산 규모 확장을 위한 투자나 노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덧붙여 아무런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니콜라이 스몰렌스키의 ‘희망찬 발언’은 2007년 10월까지도 이어지며 모두를 당황시켰다.

TVR 브랜드 히스토리

TVR 브랜드 히스토리

영국의 품으로 돌아온 TVR…그리고 보이지 않는 위험

소유권과 브랜드 활동에 대한 여러 갑논을박이 오간 후 니콜라이 스몰렌스키는 2013년, TVR 오토모티브에 TVR의 모든 소유권 및 사업 권한을 매각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TVR는 다시 한 번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로 역사에 새겨지게 되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TVR는 2014년부터 과거의 TVR를 위한 순정 부품 생산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퍼진 ‘과거의 TVR’가 갖고 있던 다양한 라이선스 등을 인수하며 ‘브랜드 재구성’의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여기에 고든 머레이, 코스워스 등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2017년 고든 머레이의 설계, 코스워스의 엔진 조율 그리고 TVR의 개발 및 제작을 이뤄낸 완전히 새로운 ‘그리피스’를 공개하며 TVR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다만 이러한 새로운 생산 활동에도 불구하고 TVR의 재정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TVR는 2020년을 기준, 830만 파운드 규모의 채무를 안고 있는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 파산 혹은 ‘매각’이 되더라도 무방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클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